올해 3분기 가계와 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3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5로 2021년 4분기(-1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가 음(-)이라는 것은 '대출태도 강화'라고 답한 금융기관의 수가 '완화'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대출 수요자 입장에서는 대출받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내은행의 3분기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가계 일반대출의 경우 -19로 전망됐다. 가계일반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0이었다가, 올해 들어 1분기 -6, 2분기 -14, 3분기 -19로 세 달 연속 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6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가계주택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가 증가한 데에 대한 경계감으로 강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가계일반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 적용 등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행되며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지난 2분기 3에서 3분기 -3으로,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3에서 -11로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과 기업의 실적 부진에 따라 여신건전성 관리 등으로 기업들에 대한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이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비은행권의 경우도 3분기 신용카드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권에서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은은 "건설, 부동산업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여신건전성 관리차원에서 대출태도 강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2022년 말 3.40%에서 2023년 말 6.55%, 올해 3월 말 8.8%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조합도 2022년 말 2.12%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5.08%로 연체율이 높아졌다.
은행권 신용위험 측면에서 보면, 기업과 가계 모두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다.
기업의 경우, 건설업, 석유화학,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일부 취약업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채무상환 부담이 커지며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금리가 지난 2022년 3월 3.25%에서 올해 3월 5%로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과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기업은 운전자금 중심의 대출 수요가 증가하며 3분기 대출 수요지수 22로 전망됐다. 반면, 대기업은 회사채 시장이 안정되며 대출수요가 현 수준(0)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주택의 대출수요지수는 3분기 19로 2분기 6보다 큰 폭 증가했고, 같은 기간 가계일반도 -8에서 8로 대폭 올랐다. 한은은 "가계대출은 주택시장 회복기대 등으로 주담대와 신용대출 모두 수요 증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올해 6월4일부터 20일까지 국내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