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상을 입은 뒤 뒤 미 정재계 핵심 인물들의 지지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President Trump)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무대를 퇴장하기 전 "싸울 겁니다"를 연발하는 유세 현장 영상을 함께 게시했다. 머스크는 이와 함께 피습 직후 경호원에 둘러싸여 성조기를 배경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트럼프의 사진을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는 지금까지 트럼프를 직접 지지하는 대신 올해초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한 후원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입장 표명에 그쳐왔다. 이와 관련 앞서 월스트리스저널(WSJ)은 지난 5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와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하며 국경 보안과 경제 정책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한 바 있다.
머스크는 행동주의 투자자인 넬슨 펠츠와 함께 미 기술기업 투자자들의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도록 연대해왔다. 블룸버그는 전날 일론 머스크가 '아메리카 팩'이라는 단체를 통해 기부한 정황이 있고, 상당한 금액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번 미 공화당 유세 전까지 유보적 입장이던 퍼싱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빌 애크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도 같은 사진을 배경으로 장문의 소셜 미디어 글을 통해 "저는 도덜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 애크먼은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이라도 다칠 위험이 있다면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총격 사건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텃밭인 실리콘밸리도 사건 직후 잇따라 성명을 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도 사건 직후 2시간 뒤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이례적인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며 "다른 희생자와 트럼프의 가족을 생각하며 기도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는 "우리 사회에서 어떤 유형의 폭력도 용납할 수 없다"고 연대의 뜻을 남겼고,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우리의 전 대통령은 오늘 밤 문자 그대로 화염 속에서 엄청난 우아함과 용기를 보여줬다. 그의 무사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지시간 13일(미 동부시간) 오후 6시 15분경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오른쪽 귀에 관통상을 입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목 뒤를 만지는 동작 직후 총성 소리에 발언대 밑으로 몸을 숙였고, 경호원들이 급히 에워싸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 비밀경호국은 총격사건 직후 성명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 용의자가 유세장 밖 높은 위치에서 무대를 향해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며 "요원들이 무력화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으로 유세 현장의 관중 1명이 숨지고 2명은 중상을 입었다.
ABC뉴스 등에 따르면 총격 용의자는 집회 무대에서 약 130미터 거리에서 AR-15 유형의 총기로 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경찰국은 트럼프의 거주지와 맨해튼 트럼프 타워에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미 법무부 등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미수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사건 직후 예측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70%까지 뛰면서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3%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는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 모금 행사에서 '암호화폐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시장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다.
사건 직후 현지 병원에서 검진을 후 퇴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강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