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들에 이어 선진국 중앙은행들도 달러화 보유를 줄이고 금 보유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산업 진흥단체 세계금협회(WGC)의 연례 설문조사에 따르면, 선진국 중앙은행의 60% 가까이가 향후 5년 동안 자산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의 38%보다 증가한 수치다. 당장 내년에 금 보유 비중을 늘리겠다고 답한 선진국 비율은 작년 8%에서 올해 13%로 늘었는데, 5년 전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많이 사들였지만, 이제 선진국들도 신흥국처럼 금 보유를 늘리는 추세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대신 달러화 보유 비중을 줄인다는 입장이다.
56%가 향후 5년 동안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의 46%에서 증가했다.
신흥국 중앙은행 중에서는 64%가 이 같은 견해를 밝혀 달러화 비중 축소 경향이 더 강했다.
올해 금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금 수요가 늘어난 것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를 하면서 달러화를 무기화한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자 보유 자산 다각화를 추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GC의 샤오카이 판 중앙은행 팀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선진국들이 금 비중은 늘리고 달러화 비중은 줄이겠다고 말한다. 올해 이런 경향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들이 금 비중을 줄인다는 뜻이 아니라 선진국들이 신흥국을 따라 금을 적극 사들이려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목적은 금의 장기적 가치와 위기가 닥쳤을 때의 성과, 분산투자 효과 등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1천t 이상 금 보유량을 늘렸다.
기록적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금값은 온스당 2천450달러까지 상승했다. 작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이 시작된 이후 42% 올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