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미국 내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가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으로 댓글을 다는 등 작업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SNS 공작을 주도한 것은 재외 유대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이스라엘 재외동포부(Ministry of Diaspora Affairs)로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정치 마케팅 회사인 스토익을 고용했다. 예산은 200만달러(약 27억원)가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엑스(X·옛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수백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고 미국인인 척 이스라엘의 입장을 옹호하는 내용의 게시물이나 댓글을 남겼다. 게시물을 생산에는 챗GPT가 활용됐다고 한다.
NYT는 미국 의원 10여명의 계정에 이스라엘군에 자금 지원을 계속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남기는 식으로 압박 작전도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그 대상이었다.
또 친이스라엘 기사를 퍼트리기 위해 영어로 된 가짜 뉴스 사이트 3개도 개설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이스라엘 재외동포부의 전현직 직원들과 관련 문서를 통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SNS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 정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작전을 조직한 최초의 문서화된 사례"라고 평가했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가 인터넷상 여론 조작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하고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재외동포부는 이러한 보도를 부인하며 스토익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고 스토익은 이와 관련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NYT는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