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온 세상이 AI입니다. '비싸다', '비싸다'했던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또 신고가를 기록했는데요. 이걸 보면서 '오늘은 어떤 섹터가 오를까?' 고민하신 분들 정말 많으실 겁니다. 최근 AI 유니버스가 확장되며 반도체를 시작으로 변압기, 전선 같은 전력 인프라, 원전까지 다 갔는데요. 최근엔 '액침냉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에선 SK, LG와 같은 주요 기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대기업 뿐만 아니라 관련 사업에 뛰어든 중소기업들의 주가도 불기둥을 쏘아올리고 있습니다. '액침냉각'이 테마성으로만 끝나는 건 아닐지, 진짜 수혜주는 어떤 기업들이 있을지,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요즘 시장을 보면, 온 세상이 AI입니다. 투자 아이디어가 반도체와 함께 전력으로 몰리고 있다. 전기를 끌어오는 변압기, 전선부터 소형 원자력까지, 다음은 액침 냉각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여러 차례 말씀드렸는데,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입니다. 전력 소모량이 이미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같은 국가의 소모량보다 큰데요. 그런데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뜯어보면, 냉각 시스템에만 43%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워낙 비중이 크다 보니 냉각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고,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인 '액침 냉각'으로 시선이 넘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액침 냉각'에서 '액침'이 뭐냐면요. 액체, 기체, 고체 할 때 쓰는 진 '액'(液)자에 담글 '침'(浸)자를 씁니다. 말 그대로 액체에 담가서 식힌다는 의미인데요. 물론 물에 바로 넣으면 전부 고장 날 테니,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접 담가서 냉각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차가운 공기를 사용하는 '공랭방식'을 활용했거든요. 그런데 생각해 보시면 더운 여름날에 선풍기 바람을 쐬는 것과, 찬물에 들어가 있는 것과 어떤 게 더 시원할까요? 당연히 후자일 겁니다. 그만큼 액침냉각 방식이 더 효율적인 것이고요. 업계에 따르면 전력 소모도 공랭방식에 비해 90% 이상 절감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액침 냉각 시장이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이제 막 개화하고 있는데요. 단기 테마에 그치진 않을지 걱정도 되거든요. 향후 시장 규모는 얼마나 커질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우선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은 매년 20~3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5년 안에 우리 돈으로 4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해외에선 이미 주요 기업들이 중요성을 인지하고 투자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우선 서버 냉각 부문에선 엔비디아와 연관된 주요 기업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버티브 홀딩스는 전력 설비 전문 기업으로, 서버용 냉각장치를 만드는 기업이고요.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서버 랙을 만드는 회사인데, 요청에 따라 액침 냉각 등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최근 주목받고 있고요. 인텔 같은 기업도 지난 2021년부터 액침 냉각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앵커>
이미 해외에선 액침냉각이 주목 받아왔다는 건데요. 국내 기업들 중엔 어느 기업들을 짚어볼 수 있을까요? SK나 LG 같은 대기업들도 주목받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우선 대기업부터 살펴보면요. LG전자는 공랭식 제어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통신사나 은행, 정부 기관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요. 업계에선 지난해 관련 매출만 7조 5천억 원가량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LG전자가 액침 냉각 솔루션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만큼, 노하우가 더해지며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SK그룹도 액침 냉각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우선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액침냉각 기술 검증에 성공했습니다. 자사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를 37%가량 줄였다고 밝혔는데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엔무브'는 미국 GRC라는 액침 냉각 솔루션 기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액침 냉각 시스템을 개발해 왔습니다. 올해 하반기 제품 상용화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 만큼 주목하셔야 겠고요.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건 아무래도 가벼운 GST나 케이엔솔 같은 기업입니다. GST는 스크러버, 칠러라고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유해가스를 정화하는 장비, 온도 조절 장비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현재 매출의 75%가 여기서 나오는데요. 현재 액침 냉각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고, 지난해 4분기부터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만큼 주목받고 있고요. 케이엔솔은 반도체나 2차전지를 만들 때 필요한 클린룸, 드라이룸 같은 환경을 조성해주는 기업인데요. 현재 서브머와 파트너십을 맺어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이슈 한 줄로 정리해보면요?
<기자>
"전력 인프라 '찌릿', 액침냉각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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