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IPO 뻥튀기'로 거래정지까지 당하고 현재는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한 '파두 사태' 기억하실겁니다. 중소기업 특화증권사인 IBK투자증권이 상장에 관여한 기업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장을 앞두고 내세웠던 실적 전망이 빗나가면서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거나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은 아예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데요,
정부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이른바 '좀비기업' 퇴출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IBK투자증권은 그동안 부실하게 상장한 기업은 뒤로 하고 올해에도 대규모 기업 상장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최민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IBK투자증권이 주관사로 나서 코스닥에 상장한 비아이매트릭스의 주가 흐름입니다. 상장 이후 줄곧 하락하던 주가는 올초 8천 원대까지 주저앉았다가 1만9천 원으로 급등하더니 다시 9천 원대로 폭락했습니다. 고점과 비교하면 반토막, 공모가(1만 3천 원) 대비 30%가량 주가가 빠져있습니다.
주가 급등락의 배경은 실적에 있습니다. 'AI 흑자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오히려 상장 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2021년 상장된 씨이랩은 'IPO 뻥튀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회사가 상장 당시 제시한 매출액 목표치는 실제와 10배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거래정지와 투자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한 '파두'의 실제 매출액 차이인 5배보다도 실적 괴리가 큰 겁니다. 적자 지속 기업이라는 오명과 함께 씨이랩의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종목토론방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이 지정자문인인 코넥스 상장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합니다. 2021년부터 3년간 코넥스에서 IBK투자증권이 상장주관사격인 지정자문인 역할을 한 기업은 총 9개로 타 증권사에 비해 월등히 많습니다. 상장 건수는 압도적이지만 기관,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해 아예 거래가 정지되거나 거래량이 저조한 곳이 한 두곳이 아닙니다. 기간을 좁혀보면 지난 4월 한달간 거래량이 제로(0) 혹은 단 한 주에 불과한 기업도 존재할 정도입니다.
지정자문인은 코넥스 상장 뿐만 아니라 주식의 유동성공급업무를 담당해 기업의 상장의무이행 활동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사실상 그 역할을 방치하고 있는 셈입니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지정자문인이) 유동성 공급자(LP) 역할도 수행해야 하거든요. 이 거래량이 '0'이라는 것은 LP도 전혀 손쓰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지정 자문인으로서의 어떤 역할에 상당히 부족하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거고…]
양적인 성과에 치중한 나머지 이른바 상장에만 몰두해온 IBK투자증권은 2024년에도 중소기업 상장을 강하게 밀어붙일 방침입니다. 서정학 대표는 최근 "올해에는 17개 기업의 상장청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 밸류업 추진의 일환으로 이른바 부실기업의 상장퇴출 간소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원활한 퇴출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를 울리는 기준 미달 기업의 증시 입성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경제TV 최민정 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김재원, 영상편집: 권슬기 CG: 차은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