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중국 각지에서 로드쇼를 열고 투자 유치를 시도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듯 보인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타렉 캇두미 네옴 전무이사가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 홍콩에서 잇따라 로드쇼를 개최하고 잠재적인 투자자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그는 전시회장 내부에서 직접 기자들을 안내하며 '자연보호와 거주적합성, 경제적 번영'이라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핵심 가치를 설명하면서 "(네옴은) 21세기 들어 가장 흥미진진하고 미래지향적인 계획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데일리메일은 이번 중국 로드쇼 기간 발표된 주요 계약 건은 없었다며, 네옴시티 사업을 둘러싸고 실행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2017년 발표한 국가발전 프로젝트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으로, 홍해와 인접한 사막에 폭 200m·높이 500m의 선형 건물을 170km 길이로 잇는 직선도시 '더 라인'(The Line)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사우디는 바다 위의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과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도 짓겠다고 밝혔다.
처음 발표 당시만 해도 5천억 달러(약 685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던 네옴시티 사업비는 어느새 최대 1조5천억 달러(약 2천55조원)로 불어났다.
데일리메일은 "지금까지 네옴은 사우디 국부펀드의 재정 지원을 받았지만, 이제는 빠른 건설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외국자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업 지연으로 사우디 당국은 네옴시티에 2030년까지 100만명을 입주시킨다는 목표를 30만명으로 낮췄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70㎞에 이르는 더 라인 전체 구간 중 2030년까지 완공될 수 있는 부분이 2.4㎞에 불과할 것으로 사우디 당국자들이 전망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홍콩 혁신기술개발협회(HKITDA)의 레너드 챈 회장은 AFP 통신 인터뷰에서 네옴시티 로드쇼를 참관한 홍콩 투자자들의 반응이 '중립적'이었다며 "나는 재미로 방문은 하겠지만 그곳에 살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마치 (게임) 심시티에서 나온 뭔가 같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