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한 자릿수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꼴찌입니다.
특히 바람을 활용한 풍력 발전 비중은 0.6%에 불과한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상풍력에 유리한 우리나라로선 아쉬운 현실입니다.
반면 덴마크는 전체 전력 중 54%를 풍력 발전으로 만들고 있는 풍력 강국입니다. 강미선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곳은 세계 최대 해상풍력 항만인 덴마크 에스비에르입니다. 유럽 해상풍력 단지에 필요한 부품 절반 이상이 바로 이곳에서 운송됩니다.
이 같은 지원 항만은 해상풍력 사업의 필수 인프라입니다.
타워, 블레이드 등 해상풍력 구조물들의 크기는 90~100m로 거대해 육지 수송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029년까지 수요가 꽉 차 있는 만큼 5년 뒤 에스비에르 항만의 직접 고용 일자리는 8,000명 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타냐 크리스티안슨/에스비에르시 유치원 교사(32): (일자리 포함) 항만 근처에 카페 등 청년층을 위한 공간과 활동들이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는 2030년 14.3GW(100조원 투자규모)의 해상풍력 설치목표를 세웠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해상풍력 지원 항만은 아직 한 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해상풍력 지원 항만 조성이 늦어지면 부품 운송 등에 병목현상이 빚어질 수 있는데, 이는 항만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조언합니다.
[예스퍼 뱅크/에스비에르 항만 최고운영책임자(COO): 20년 동안 해상풍력 관련 작업을 해왔습니다. 해상풍력 지원항만 사업은 단지 공항을 고치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많은 회사와 대학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해야 합니다.]
항만 인프라와 함께 해상 풍력에 속도를 더 해주는 법안 마련도 시급합니다.
1970년 설립된 덴마크 오스테드사는 석유·가스 에너지공사로 시작했지만 친환경 에너지전환으로 세계 1위 해상풍력 개발업체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이 같은 변신은 2008년 제정된 덴마크 '원스톱샵' 제도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정부가 사업 인허가와 이해관계자 민원사항까지 일괄처리 해 평균 2년 10개월로 줄인 겁니다. 한국은 정부가 아닌 기업이 나서야 해 평균 6년 이상이 걸립니다.
[오이빈드 베시아/오스테드 유럽 정책 및 대외협력 이사: '원스톱샵'제도가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위험 요인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회사가 이해관계자들에게 별도로 연락할 필요가 없고 하나의 창구로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복잡하지 않아 투자하기도 좋아졌습니다.]
풍력 타워 분야 세계 1위인 국내 기업 씨에스윈드.
해외 생산법인만 8곳에 달하는데 국내에선 3년 전 부지를 확보했지만 첫 삽 조차 뜨지 못했습니다.
[김성권/씨에스윈드 회장: 한국에서도 타워를 제조하려고 군산에 부지는 확보해 놓았습니다. (국내서) 법제화가 빨리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럽은 법이 다 갖춰졌습니다.]
한국판 '원스톱샵' 제도인 해상풍력촉진법은 3년째 국회 계류 중으로 21대 국회가 끝나는 한 달 뒤면 자동 폐기됩니다.
정부는 2030년 100조원 규모의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현장에선 각종 규제와 법안 미비로 골든 타임을 놓칠 위기라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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