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축은행들이 쌓이는 부실채권 처리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전체로 위험이 번질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경제부 이민재 기자 나왔습니다. 부실채권, NPL이라고 부르죠, 먼저, 이게 왜 지금 문제가 되는 겁니까?
<기자>
NPL(Non-Performing Loan)은 '수익성이 없는 채권'인데, 풀어서 설명하면 돈을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없거나 어렵게 된 부실채권을 말합니다.
돈을 빌려주는 금융사 입장에서 부실 채권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것이 늘면 문제가 됩니다. 갚지 못하는 돈이 증가하면 연체율이 올라가게 되고, 건전성에 이상이 생깁니다.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손 충당금을 쌓긴 하지만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태가 악화되면 신용등급 하락을 비롯해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미쳐 수신마저 줄고 다시 건전성이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금융권 위험 전이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상황과 어느정도 겹칩니다. 대표적인 예인 저축은행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사태로 개인 사업자 부실채권이 늘었고, 경기 침체로 부동산이 휘청거리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이 더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전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런 중에 수신 잔액은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결국 부실채권을 어디에다 팔고 넘겨야 정리가 되는 건데, 그게 잘 안된다는 얘기 아닙니까? 금융당국이 내놓은 대안은 뭡니까?
<기자>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부실채권을 사서 정리를 했습니다. 급한 불은 껐지만, 기관이 대규모 부실을 떠안았다는 점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번에는 이런 점을 감안해 매각 채널 다각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당국은 부실채권 매각처를 전문회사까지로 늘리는 등 규제 완화를 진행했습니다.
다만, 매각이 원활하지는 않은 점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법적 절차 등에 따른 높은 거래 비용,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 그에 따른 매각 가격 기대치 차이, 늘어나는 물량, 여기에 금리 인상 기조 유지와 중동전쟁 등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이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 미치고 있습니다.
<앵커>
대책은 나왔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라는 얘기인데, 추가로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는 없습니까?
<기자>
당국은 저축은행 부동산 PF 경공매 활성화 방안 이행과 개인 사업자 연체 채권 매각 현황을 점검하고 자금 조달 계획을 챙기는 등 업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당근책도 있습니다. 토지담보대출(토담대) 처분 시 실행한 매입자금 대출은 PF 대출 한도 규제에 포함하지 않는 등 규제 완화도 진행 합니다. 업계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1천억원 규모의 2차 PF 부실채권 정리 펀드 조성에 이어 2, 3차 펀드를 만들어 위험을 덜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단 의견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수요를 늘리기 위해 은행, 증권사, 운용사 등으로 부실채권 인수 범위를 확대하는 안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당국도 이 부분을 염두하고 매각처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늘어난 매각처 마저 부실채권 인수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과거 저축은행 사태처럼 기관이 나서서 인수를 하는 방안도 같이 추진하는 소위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앵커>
경제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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