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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러·무단판매로 골머리 앓는 유통 업계..브랜드 자구책 마련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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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유통 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키워드 중 하나는 ‘리셀’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021년 7천억원의 규모였던 국내 리셀 시장은 2022년 1조원을 돌파하며, 오는 2025년 2조 8천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코로나 이후 이어진 경기 불황으로 인해 리셀 시장의 장기 침체를 예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전히 유수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리셀 시장은 영향력을 공고히 유지해 나가는 모양새다. 리셀 활성화에 따른 긍정적 측면만큼, 부정적인 영향도 적지 않다. 패션, 뷰티 등 유통 업계에서는 최근 리셀로 야기되는 브랜드 가치 저하 문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리셀로 인한 브랜드 침해는 명품이나 업력이 오래된 브랜드 뿐 아니라 신진 브랜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IT기술을 활용한 본격적인 대응 강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일례로 드파운드, 젠틀몬스터, 키르시, 롬앤 등 MZ 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다수 브랜드들은 인공지능(AI) 기업 ‘마크비전’의 AI 기반 모니터링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마크비전의 B2B SaaS 플랫폼 ‘마크커머스’는 위조상품이나 리셀을 포함한 무단판매 등을 우려하는 브랜드에게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재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상품이 등록 및 유통되는 이커머스 특성상 신속하고 정확한 탐지가 중요한데, 마크비전은 딥러닝 기반의 AI 모델들을 활용하여 118개 국가, 1500개 마켓플레이스 내 제품 리스팅과 셀러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마크비전은 리셀이 상품 가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브랜드 매출 보호를 위해 가격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가 상품별로 정한 최소 가격 정책을 위반한 제품과 셀러를 세분화하여 탐지 및 제재한다.

감성 라이프웨어 브랜드 ‘드파운드’는 마크비전을 통해 성공적으로 무단판매자를 제재한 케이스다. MZ 세대가 선호하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드파운드는 네이버 쇼핑 내에서 상품을 무단으로 판매하는 셀러로 인해 고심이 깊었다. 드파운드 관계자는 “브랜드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대형 무단판매 셀러들도 급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며, "마크비전의 솔루션을 이용하면서 무단판매와 관련된 상품 페이지를 효과적으로 제재할 수 있었다. 개별 상품을 넘어 셀러 단위로 제재할 수 있다보니 좀 더 근본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색조 전문 브랜드 롬앤(rom&nd)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해외에서 발생하는 저가 리셀 문제로 고충을 겪었다. 박현준 롬앤 글로벌 콘텐츠 본부장은 “베트남 내에서 상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리셀러 때문에 공식 셀러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었다”며, “마크커머스를 활용해 가격 정책을 위반하고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상품 판매에 대한 모니터링과 빠른 신고 조치가 가능해짐에 따라 공식 셀러들을 위한 가격 방어는 물론 무단판매 시장이 더욱 확대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생활용품 및 산업용품 전문기업 헨켈(Henkel) 관계자는 "자사의 광고 이미지를 무단 도용한 무단판매 셀러들의 상품이 오픈마켓 내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었다"며, "탐지부터 신고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마크커머스로 지식재산권 침해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유통 채널 다각화 추세에 따라, 탐지 범위를 단독 웹사이트, SNS, 중고 거래 플랫폼 등으로 확대했다. AI 기술 고도화로 보다 세분화된 탐지가 가능해진 것이 주요한 배경이다. 마크비전은 정확하고 신속한 탐지와 제재를 통해 브랜드 침해를 야기하는 판매를 확실하게 차단한다는 측면에서 브랜드 가치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명품 업계의 경우, 정품을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재판매하는 방식의 리셀이 보편적이다. 이런 양상이 심화되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훼손과 가격 구조 왜곡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일부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서는 적극적인 리셀 대응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경우, 제품의 정품 인증 대상 기준을 제조한지 3년 이상 지난 시계로 한정했다. 신제품을 구입한 즉시 비싼 값에 되파는 리셀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약관을 신설하며 리셀 대응을 공식화한 브랜드도 있다. 나이키는 부정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구매 행동 수칙’을 신설했다.

이렇게 웃돈을 붙여 이득을 취하는 리셀 외에도 정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전문 리셀러가 확산되며 브랜드에서는 더욱 면밀히 시장 상황을 살피며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저가 판매 리셀이 보편화될 경우, 브랜드에서 다각적인 기준에 따라 공식 책정한 상품 가격이 무효화되며 가격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정식 경로로 유통되지 않은 상품은 관리가 어려워 품질 보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리셀러 중에는 브랜드의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무단판매 셀러가 대다수이다. 무단판매 셀러들은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에 삽입된 정품 이미지를 브랜드 허락 없이 무단 복제하여 오픈마켓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공식 셀러와의 혼동을 야기한다.

리셀 시장 성장에 따라 발생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는 브랜드 가치 저해는 물론 결국 소비자 피해로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에 대비책 마련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리셀러 및 무단판매 셀러가 판매하는 상품은 어느 경로를 통해 취득했는지 정확한 파악이 어렵고, 만일 위조상품이 섞여 판매될 경우 이를 인지하고 보상 받는 과정이 용이하지 않아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입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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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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