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루마니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군사력 확충을 위해 방위비를 큰 폭으로 늘리며 글로벌 무기 시장의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 K2 전차의 루마니아 수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데요.
단독 보도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현대로템 K2 전차가 수출 전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고요?
<기자>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우리나라 주력 탱크로 용맹하고 날쌔서 블랙팬서, 흑표범으로 불리는데요.
다음달 루마니아에서 현지 실거리 사격 테스트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 고위 관계자는 “K2 전차의 루마니아 현지 실사격 테스트 일정이 확정됐다"며 "다음달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는 시험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현대로템 실무자들이 참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궤도장비의 현지 실사격은 계약 체결 전 무기 성능 평가를 위해 거치는 사실상 마지막 단계입니다.
사격 결과에 따라 K2 전차 계약 금액과 대수 등 규모와 시점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루마니아 육군은 지난해 한-루마니아 방산협력회의에서 전차 300여 대가 필요하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의 루마니아 K2 전차 수주 목표 물량은 약 500대로 우리 돈 10조 원 전후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경쟁자가 있을 텐데요.
<기자>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있습니다.
현대로템 K2 흑표 전차의 경쟁 기종은 전차계 양대산맥인 미국의 에이브럼스와 독일의 레오파르트입니다.
다만, 루마니아 측은 K2 전차가 에이브럼스와 레오파르트의 반값에 불과한데 무게는 10톤(t)이나 가벼워 기동성이 우월하고 화력은 비슷하다며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수출용 K2 전차의 대당 가격은 최대 200억 원, 에이브럼스와 레오파르트의 가격은 최소 400억 원으로 옵션에 따라 두세 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 등 다른 나라의 극한 환경의 시험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이와 함께 경쟁품 대비 뛰어난 가성비, 빠른 납기, 안정적인 유지·보수·정비(MRO) 지원에 만족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루마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방한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양자회담에서 양국의 방산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고, 루마니아 국방부 장관은 현대로템 사업장을 방문했습니다.
현대로템은 루마니아에 K2 전차 기술 이전을 제안하고, 전차에 쓰이는 소재, 부품, 장비 제조를 현지 업체에 맡기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공을 들인 만큼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지난해 노르웨이 수주전에서는 현대로템이 실패한 경험이 있잖아요.
이번 역시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현대로템 K2 흑표 전차는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독일 레오파르트에 밀려 수주 직전 고배를 마셨습니다.
하지만 현존 최고의 전차 레오파르트와 수주전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며 전 세계에 정상급 기술력을 입증하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노르웨이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한국 전차는 독일 전차와 동등 이상의 무기라고 언급하며 수주에 실패한 현대로템 K2 전차의 전투력을 극찬했습니다.
전차 간 사양이 아닌 나라 간 지역적 유대감 차이가 변수로 작용해 희비를 갈랐던 것입니다.
실패는 했지만 오히려 홍보는 더 된 케이스로 노르웨이 인접국인 루마니아는 물론 리투아니아,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 대다수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글로벌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앵커>
루마니아에 이어 그간 잠잠했던 폴란드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데 폴란드 수주 규모가 더 크죠?
<기자>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총 1,000대에 대한 기본 계약을 맺었습니다.
180대에 대한 실행 계약을 체결하고 820대를 잔여 물량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약 15조 원 상당으로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계약이 확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폴란드 무기 수출의 걸림돌이었던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대규모 수출이 성사되면 현대로템의 올해 실적이 좋겠습니다.
<기자>
현대로템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는데, 올해 또 한 번 최대 실적이 유력하다는 평가입니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올해 1분기 매출액 7,820억 원, 영업이익 57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5%, 영업익은 무려 80% 늘어난 수치로 컨센서스 전망치를 크게 뛰어 넘습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올해 실적은 매출액 3조 8,000억 원, 영업이익 2,9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0%, 3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방산인사이드,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