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인공지능(AI) 가전 열풍에 백화점 매출이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가전 매출이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26.1%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현대백화점 가전 매출은 지난 1∼2월만 해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3% 신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그런 가전 매출이 3월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2월 말부터 AI를 접목한 새로운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월 말 세탁기와 건조기를 한데 합친 제품을 선보였다.
두 회사의 세탁건조기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3'에서 처음 공개돼 화제가 됐다.
세탁물의 무게나 오염도, 건조도를 감지해 세탁 시간과 건조시간을 맞춤 조절해주고, 세제를 자동으로 투입해주거나 음성으로 문을 열어주는 AI 기술 등이 적용돼 국내에서도 출시를 기다린 고객이 적지 않았다.
덕분에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하루에 300대 이상 팔리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AI 기술로 바람의 방향과 세기, 온도까지 컨트롤하는 기능이 탑재된 LG 휘센 뷰 에어컨이 출시되면서 현대백화점 전체 에어컨 예약판매 건수도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로봇 청소기와 AI 오디오도 가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로봇 청소기는 과거에는 센서에 닿는 장애물만 파악했지만, 최근에는 AI, 3D 기술을 적용해 평면도를 직접 만들고 집 구조와 공간별 상황을 인지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부터 더현대 서울과 중동점, 천호점, 울산점, 킨텍스점 등에 로봇청소기 대표 브랜드인 '로보락' 매장을 열었는데 점별로 1억원 내외의 매출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AI 오디오가 신혼부부 필수 가전으로 떠오르면서 지난달 전체 오디오 매출도 33.7%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지난해 3월 대대적 리뉴얼을 진행한 본점을 제외한 전국 매장 가전 매출이 지난달 기준 30%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 가전 매출도 37.6%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가전 시장 트렌드가 프리미엄에 AI를 더한 '스마트홈'으로 변하면서 이 부분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넘는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삼성과 LG 매장에도 신제품 관련 문의 전화가 점별로 하루에 30통 이상씩 걸려 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