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무너진 건물에선 연기만 솟아오릅니다.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은 이란 대사관 건물인데요.
이스라엘이 해외 대사관을 직접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번 공습으로 쿠드스 군의 사령관 모하메드 레자 자헤디를 비롯해 7명이 숨졌습니다.
이란은 '징벌하겠다'며 보복을 예고했고,
이스라엘은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불이 붙을 것 같은 긴장감 속,
유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국내 정유주들은 유가 상승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현재 유가를 둘러싼 상황부터, 정유사들의 산업 사이클까지,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최근 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브렌트유는 90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죠.
정 기자, 왜 이렇게 유가가 오르는 겁니까. 앞서 살펴본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장 큰 요인이죠?
<기자>
유가 상승 요인이라는 요인은 거의 다 나왔습니다. 우선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는 2022년부터 지속해온 감산을 오는 2분기까지 연장하는데요.
전 날에도 회의를 통해 하루 220만 배럴을 감산하는 감산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간으로 따지면 8억만 배럴이 조금 넘는데요.
지난 2022년 우리나라 원유 수입량이 10억 배럴 정도 되니, 전체 수입량의 80%에 달하는 겁니다.
물론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전주에 비해 320만 배럴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추가 상승이 제한되긴 했는데요.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은 날선 공방을 이어가며,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만일 세계 10대 산유국 중 하나인 이란이 전쟁에 직접 개입한다면 유가가 추가적으로 오르는 건 불가피합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유가 상승이 에스오일의 실적엔 어떤 영향이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앞서 중동 지역 이야기를 주로 말씀드렸는데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정제 설비들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 에스오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로부터 드론 공격을 받고 있는 러시아 시설의 생산 능력이 약 680만 배럴 정도 되는데요. 휘발유 수출을 6개월간 금지한 영향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에스오일 입장에선 유가 상승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거든요. 가장 단순하게 보면, 들고 있는 재고의 장부상 평가액이 올라가는 것이죠.
시장에선 이전 분기 2,600억원대 손실을 냈던 정유 부문에서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재고관련 개선만 2,25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정유업의 본질은 결국 제조업이거든요. 원유를 가공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윤을 얼마나 남기느냐, '정제 마진'이 가장 중요합니다.
재고 관련 손익은 장부상 찍히는 금액이지만, 정제 마진은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 때문에 중요한데요. 일반적으로 마진은 유가와 정비례하는 만큼, 긍정적입니다.
<앵커>
유가 상승이 확실히 정유사들의 이익 개선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군요.
정 기자, 그리고 정유 산업이 어느 정도 사이클 산업이잖아요. 업사이클이 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크게 정유업체들은 여름과 겨울이 '성수기'입니다.
여름은 '드라이빙 시즌'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휴가철을 맞아 '운전을 많이 하는 시기'입니다. 겨울철에는 난방을 위해 등유 수요가 늘어나는 시즌이고요.
우선 드라이빙 시즌이 되면 휘발유의 수요가 늘어납니다. 또한 정제 설비도 계절에 따라 여름용, 겨울용 연료를 바꿔 써야 하는데요. 여름용 연료가 더 비싸거든요.
때문에 드라이빙 시즌이 본격화되면,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고 마진도 함께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요.
또 한 가지 짚어야할 것이, 현재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지난해 11월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때문에 업계에선 이 점도 2분기 가격/마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의 주제 한 줄로 정리해주시죠.
<기자>
'치솟는 유가, 불붙은 주가'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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