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의 장기 국채금리가, 미국의 국채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와 같이, 미국의 통화정책이 바뀔 경우, 우리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김채영 기자입니다.
<기자>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돌파한 지난해 10월,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습니다.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4%를 돌파했고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로 튀어 오른 데다 코스피지수도 2,200선까지 뒷걸음질 쳤습니다.
2022~2024년 중 한국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 동조성 상관계수는 0.94.
1에 가까울수록 더 연관이 깊다는 의미인데, 우리나라는 캐나다, 호주, 영국, 일본 등 주요 8개국 중에서도 가장 높습니다.
글로벌 통화 긴축기 동안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투자가 크게 늘고,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한미금리 동조화 현상이 더 짙어진 겁니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통화정책 효과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한은은 통화정책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구병수 / 한국은행 채권시장팀 과장 : 실제로 통화정책이 파급되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2년물이나 3년물에 대해서는 미국채 금리의 영향력이 장기만큼은 높지 않고… 여전히 통화정책이 유용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저희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조화 경향성이 강해지면서 한국은행은 앞으로 통화정책 피벗(전환) 과정에서 국내 장기 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에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재 4%대의 높은 미 국채금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경우 내수에 큰 타격이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최제민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지금 보면은 미국 금리 따라서 움직인다는 거잖아요. 한계 기업도 많고 가계 부채 부담도 높고 지금 부동산 이슈도 있는 상황이니까. 경기나 가계 측면에서 부담은 좀 높아지는… 환율 레벨은 높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살짝 들긴 하네요.]
다만, 한미 통화정책 기조가 차별화될 경우 미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국내 경제 상황에 맞춰 적절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채영입니다.
영상편집 : 김나래
CG :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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