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거래가 정지된 태영건설이 외부감사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가운데 상장폐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외부감사인 삼정회계법인이 태영건설의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주요 감사절차의 제약'을 감사 의견 거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2일 하이투자증권은 "태영건설의 객관적인 손실 발생 가능액 추정과 자본 확충안은 5월 기업개선계획결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6월 채권단과 기업개선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 체결이 예정된 만큼 상장폐지 판단은 6월 이후에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3일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본총계가 -5,6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누적 적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자본 잠식으로 태영건설의 주식 거래는 14일부터 중지됐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1일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일까지 자본잠식 해소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 기준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상폐 사유 통보를 받은 기업은 15일 안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고, 받아들여지면 심의를 통해 최장 1년의 개선 기간이 주어진다.
삼정회계법인은 "자산과 부채, 관련 손익항목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투자 손상 규모나 PF 보증 채무 중 부채 전환 금액 등이 변동될 수 있어 현재의 재무제표를 확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이 이의신청을 제기할 예정으로, 거래소는 이를 받아들여 1년의 경영개선 기간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본래 4월로 예정됐던 기업개선계획 결의는 PF 사업장의 처리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5월11일로 미뤄진 상태"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이어 "태영건설 채권단은 5월 기업개선계획 결의에서 자본확충 방안도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로서는 PF 관련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책정과 에코비트 매각 성공 여부 등 변동성이 높은 상황으로 태영건설 상장 폐지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은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