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을 뒤엎고 크게 상승했다. 이날 함께 공개된 2월 소매판매는 월가 예상을 밑돌았으나 주간 노동시장이 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 시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현지시간 14일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2월 생산자 물가지수가 전월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3% 올랐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0.3%, 0.2%를 각각 뛰어넘은 수치다.
생산자물가지수의 전년대비 상승폭도 예상치 0.9%보다 높은 1.6%,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비 2.0%로 예상과 동일했다.
이틀전 공개된 소비자물가지수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지표에 압박을 준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재 상품 물가에서 에너지 물가지수는 4.4%로 전월 -1.1%에서 상승 전환했고, 식품 물가도 1.0%로 전월 -0.3%를 웃돌았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최종재 물가는 0.3%로 전월과 같았다고 서비스 물가도 전월 0.5%에서 0.3%로 하락했다.
이날 미 상무부가 공개한 2월 미국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지난달미 소매판매는 7,007억 달러로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수정된 1월 소매판매 증가율 -1.1%보다 높지만, 월가 예상치 0.8%를 밑도는 양호한 기록이다.
미국 소매판매는 전체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의 상품 관련 구매 현황을 보여주는 데이터로 인플레이션 전망에 참고지표가 된다.
반면 노동부에서 집계한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20만 9천 건으로 예상치 21만 8천건을 밑돌았고, 연속 실업수당청구건수도 181만 1천건으로 예상치 190만 건보다 낮았다.
이날 통계는 직전주 집계의 대폭 수정으로 인해 시장의 실망을 키웠다.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이달 1일 기준 21만 7천건에서 21만 건으로 낮아졌고, 연속 실업수당청구건수는 190만 건이던 집계 기록이 179만 건으로 11만여건 줄었다.
채권 시장은 이날 지표 발표 직후 상승폭을 키웠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오전 9시 14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bp 오른 4.662%, 10년물 국채금리는 4.1bp 뛴 4.233%를 기록 중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제공하는 페드워치 기준 6월 금리인하 전망은 54%대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개장을 앞둔 미 주식 선물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S&P500 지수 선물은 0.19%, 나스닥은 0.25%, 다우지수 선물도 0.29% 상승세다.
이날 지표를 바탕으로 미 연방준비제도는 다음 주 19일부터 20일에 걸쳐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경제전망(SEP)과 연준위원들의 새로운 점도표 등의 공개가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