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0조원으로 전망되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까다로운 행정절차에 발목이 잡혀있습니다.
기업들의 수주와 신규투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강미선 기자입니다.
<기자>
'해상풍력 특별법' 처리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처리에서 무산됐습니다.
4월 총선 이후, 5월 말 21대 국회가 끝나기 때문에 법안 폐기 가능성도 큽니다.
'풍력법'은 평균 6년 이상 걸리는 입지 선정부터 개발, 인허가 완료 등을 2년 10개월로 단축해 주는 것이 골자인 법안입니다.
까다로운 행정절차에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2030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인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은 이달 울산의 해상풍력 프로젝트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철수했습니다.
지지부진한 법안 처리에 국내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A 풍력업계 관계자: 9개 부처 20개 인허가를 직접 사업자들이 뛰어다니면서 해결하다 보니 기준 하나도 정립된 게 없습니다. 사업 전체가 계속 힘들어지는 건 사실이죠.]
[B 풍력업계 관계자: 이렇게 프로젝트가 지연되면 사업자가 풍력기자재 기업들도 공급 기회가 함께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유럽과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의 격차는 크지 않았으나, 현재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한 자릿수로 OECD(경제개발협력기국)국 중 꼴찌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풍력 지원법이 계속 미뤄진다면 생태계 조성은 물론 해외와의 격차를 좁히기 힘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홍종호/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까다로운 유럽도) 규제를 면제하고 바로 사업 허가를 받고 1년 이내에 공사를 착공하는 정도의 속도전을 펼치고 있어요.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따라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가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 풍력발전 기술은 유럽의 76.7% 수준, 타워 분야는 90%로 근접하지만 그 유지·보수 분야는 65%에 그칩니다.
속도전이 생명인 에너지 전환. 여야가 정쟁에 시급한 나머지 국내 풍력 산업이 골든 타임을 놓칠 위기에 서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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