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가운데 이날도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는 이어졌다. 하지만 코스피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았던 금융·증권 종목들이 오히려 하락세를 기록하며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3일)보다 20.62포인트(0.77%) 내린 2,647.08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이 각각 861억, 48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는 1,188억 원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유가증권 시장 시총 1·2위는 이날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0.14%)의 경우 소폭 하락하며 마감했지만, SK하이닉스 0.25% 상승한 16만 1,8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영향을 받아 급상승했지만 이날은 소폭 상승에 그치며 다소 미미한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피 대표 2차전지주들은 대체로 상승 마감했다. POSCO홀딩스(-0.69%)를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1.87%), LG화학(+0.11%), 삼성SDI(+0.64%) 등이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한편, 저 PBR 종목 가운데 금융·증권 종목의 약세가 이날 이어졌다. KB금융(-5.02%), 신한지주(-4.50%), 하나금융지주(-5.94%)는 물론 미래에셋증권(-3.02%), 한국금융지주(-2.11%), 키움증권(-3.56%), 한화투자증권(-1.70%), 삼성증권(-3.95%) 등 역시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컨퍼런스 콜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예고한 메리츠금융지주만이 3.15% 상승한 8만 5,200원에 마감했다. 회사의 주가는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85% 증가한 16만 6,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2,895억 원 (전년비 80% 증가)을 기록한데 이어 1조원대 루마니아 수출 전망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1.17포인트(0.13%) 내린 867.40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857억, 28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는 이날 1,347억 원 규모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0.51% 내린 59만 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도 2.22%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한편 같은 제약 관련주인 HLB(-1.14%)와 달리 알테오젠(+19.36%)은 강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알테오젠의 경우 세계적인 제약사 MSD(머크)와 최대 5,750억 원 규모의 라이선스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최근 들어 연이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8만 7,100원에 마감했던 회사의 주가는 이날 15만 6,600원에 장을 마치며 2배 가까이 올랐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방안 발표에 따른 기대감 소진에 차익실현 매물 출회되며 이날 하락 마감했다"며 "시장이 기대했던 세제 혜택 등 실질적 정책은 부재했고 이에 세부안 공개 앞두고 단기 급등했던 자동차, 지주사, 금융주 중심 실망 매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주 미 주택지표와 GDP, 주 후반에는 PCE 지표 등의 주요 경제 지표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나 연준이 선호하는 PCE 물가 지표가 시장의 관심을 다시 물가와 금리로 이동시킬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양 시장의 거래대금은 21조 3천억 원으로 전 거래일(25조 원)보다 대폭 감소했다. 특히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14조 원으로 전날 거래대금인 14조 4천억 원보다 줄었다.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기대감에 저 PBR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스피로 거래대금이 몰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1원 오른 1,331.1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