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오늘은 이번주 시장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빅 이벤트 두가지가 겹치는 날이죠. 바로 장 마감 후에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 그리고 한시간 반 전쯤에 공개된 FOMC 의사록인데요. 오늘 월렛에서는 1월 FOMC 의사록을 함께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연준은 1월 30일에서 31일에 열렸던 FOMC 회의 때 네번 연속 기준금리를 5.25에서 5.5%로 동결한 상태인데요. 1월 CPI와 PPI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예상치를 뛰어 넘는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향후 통화정책 행보와 관련해 어떤 구체적인 논의들이 오고 갔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었습니다. 1월 FOMC 의사록은 현지시각으로 21일 오후 2시, 우리시간으로는 오늘 새벽 4시쯤에 공개가 됐는데요. 어떤 내용들이 담겼는지,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연준 위원들이 1월 FOMC 전에 나왔던 경제 지표들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에 대해 낙관적이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동시에 표했습니다. 현재 연준의 통화 정책이 인플레이션 속도를 낮추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줬지만, 금리 정책을 완화하기 전에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지표들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1월 FOMC 직전에 발표됐던 12월 근원 PCE.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9%를 기록하면서, 2021년 3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2% 대로 내려가기도 했었는데요. 연준은 이를 '강력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지만, 그 진전 중 일부를 '특이한 것'으로 표현하며,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1월 FOMC이후 발표됐던 지난달 CPI는 전년비 3.1% 오르면서 2%대 진입을 기대하던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는데요. 이런 점에서 연준 위원들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를 심사하기로 한 겁니다.
또 시장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이죠. 이번 1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이 언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인가에 대한 단서도 찾아보려고 하실 텐데요. 1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지금 같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했습니다. 각 회의 때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2%로 하락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 데이터들을 주의 깊게 평가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과도한 긴축 기조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한다면 경제의 하방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준 위원들은 기준 금리에 대한 논의 뿐만 아니라 대차대조표 축소, 즉 양적긴축 축소에 대해서도 일부 논의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유동성의 핵심 지표인 하루짜리 역환매 조건부 채권, 즉 오버나이트 역레포 잔액이 202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천억 달러를 밑돈 것으로 확인되면서 양적 긴축 축소에 나서야 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하지만 1월 FOMC 의사록을 살펴보면, 연준위원들은 현재의 유동성 상태를 “ample”이라고 표현하면서 이 양적 긴축 과정에 대해 느린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장은 양적긴축이 마무리될 시점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을 점쳐왔지만, 소수 위원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에는 양적 긴축 과정이 계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구체적인 대차대조표 축소 중단시기 및 방법과 관련해서 대다수 연준 위원들은 오는 3월 회의에서 보다 심층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시장 반응은 어땠을지도 확인해보겠습니다. 오늘 엔비디아 실적과 1월 FOMC를 앞두고 숨죽인채 하락 출발했던 뉴욕증시 3대지수는 FOMC 의사록 공개 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현재는 의사록 공개 1시간 정도 뒤쯤보다는 낙폭은 줄어든 모습인데요.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0.1% 정도 하락하고 있고요. 나스닥은 0.5% 정도 내리고 있습니다.
채권시장 상황도 살펴볼까요? 국채 수익률은 1월 FOMC 의사록이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상승하는 모습인데요.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4.3% 정도, 연준의 통화정책을 가장 잘 반영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4.6% 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4일에서 20일까지 실시했던 로이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장 이코노미스트 104명 중 51% 정도가 첫 기준금리 인하시기를 6월로 꼽으면서, 5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거라는 의견 32%를 앞서기도 했습니다. 현재 CME Fed워치로 살펴본 월별 금리 인하 가능성도 살펴보면, 5월에는 동결일 거라는 전망이 67%, 6월에는 인하 가능성이 73% 정도에 달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바라보는 글로벌 IB들의 시각도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5월 인하 시작 전망을 내놓은 웰스파고부터 보면요. 3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이 사라졌으며, 5월 25bp 인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100bp 추가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고요. 모간스탠리는 조금 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는데요.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서 올해 총 4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씨티는 “첫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몇 개월 추가적으로 둔화되는 것이 필요하며, 6월 금리 인하 시작을 예상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렇게 3곳의 IB를 포함해서 총 10개의 글로벌 IB들은 2분기부터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봤는데요. 지난해 7월 연준의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IB들의 금리 인하 전망이 일치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인하 시점 자체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과연 시장의 예상대로 2분기 중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이제 우리는 그 힌트를 다음달 FOMC에서 듣게 됩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조윤지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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