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상업용부동산 위기가 고조되면서 잠잠하던 미국 은행리스크가 재부각됐습니다.
미국 전역 수많은 건물이 고금리에 늘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장기간 공실 상태로 방치돼 있는데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은행들의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과 은행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파산한 지역은행 시그니처뱅크를 400억 달러에 인수했던 뉴욕커뮤니티뱅크의 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이 발단입니다.
뉴욕커뮤니티뱅크는 2건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손실과 대손충당금 증가로 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곧바로 뉴욕커뮤니티뱅크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습니다.
무디스는 아예 투자부적격 등급인 'Ba2'로 2단계나 낮췄습니다.
뉴욕커뮤니티뱅크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위기설이 번지며 66%나 폭락했습니다.
내년까지 상환하거나 재융자를 받아야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총 1조2천억 달러(약 1,600조 원).
이는 전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4분의 1 수준으로 2008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미국 재무장관도 직접 나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재닛 옐런 / 미국 재무장관 : 저는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수많은 상업용 부동산의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 닥친 것은 부동산 소유주들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줄 것입니다.]
월가에선 일년 만에 미국 은행 리스크가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경우 다른 지역은행들도 충격을 피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크리스토퍼 먼셀 / 콜롬비아대 부동산대학원 부교수 : 현재 미국 부동산 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는 부채 비용의 상승입니다. 은행은 (대손충당금 환입을 위해) 대출 만기를 연장할지, 아니면 부동산 압류 조치를 취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미국 지역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대부분 과거 저금리 시대에 시행된 것으로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계속된다면 추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1월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 은행 리스크가 재부각된 것이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영상편집 : 김정은, CG : 심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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