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불거진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면서 '살생부 리스트'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는 부동산 PF와 미분양 사태로 위험에 노출된 건설사들의 실태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이번엔 3천억원이 넘는 대출로 사들였던 땅에 발목이 잡히게 생긴 동부건설을 방서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령도시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천 영종하늘도시.
허허벌판으로 방치된 넓은 땅이 보이는데, 원래는 주상복합이 들어설 부지입니다.
동부건설은 3년 전 이곳을 낙찰받아 지난해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대출까지 받아 땅을 샀지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며 분양은 커녕 이자만 나가고 있는 겁니다.
인근 검단신도시에서 수주한 사업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들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동부건설이 받은 대출만 3천억원이 넘는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올해 갚아야 합니다.
문제는 올해도 해당 부지의 분양을 기약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지역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현재로선 도저히 사업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천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기준 3,270가구로 한달 전(1,298가구)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 주택 증가분이 약 4,50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가 인천에서 나온 겁니다.
실제로 최근 우미건설의 계열사인 심우건설이 사전청약까지 받고 사업 자체를 포기한 곳도 인천입니다.
[유선종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단일 기업으로 시공만 하고 있는 건설사 같은 경우 유동성 위기가 왔을 때 버텨낼 수 있느냐 하면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지금 제2, 제3의 기업(태영건설)이라 회자되고 있는 경우 위험한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동부건설은 "현재 회사의 순차입금 4,800억원 중 3,500억원이 LH 공공택지 매입을 위한 담보대출인 만큼 리스크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현장에서 공사비를 충분히 회수하는 등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검단 주차장 붕괴사고로 GS건설과 함께 받은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도 동부건설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영업정지 처분에 따라 새로운 사업을 따내지 못하고 선분양에 제한이 생기면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동부건설은 "사고가 난 직접적인 원인과는 무관하다"며 법적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취재: 양진성·채상균, 영상편집: 권슬기, CG: 손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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