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미국 규제에 맞춰 새롭게 내놓은 저사양 중국용 인공지능(AI) 칩이 중국 화웨이의 AI 반도체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1일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유통업자들로부터 H20에 대한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했는데 해당 유통업체들은 이를 어센드 910B와 동등한 가격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20은 작년 10월 미국이 저사양 칩으로 반도체 규제를 확대하자 엔비디아가 또다시 규제를 피해 'L20', 'L2'와 함께 중국 시장용으로 준비한 세 가지 칩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미국이 2022년 10월 발표한 수출 통제 조치로 최고 성능인 A100과 H100 칩의 중국 수출이 금지되자 중국 시장 수출용으로 사양을 다소 낮춘 A800과 H800을 만들었다
이후 미국이 수출 통제를 추가로 강화하면서 A800과 H800의 중국 수출도 막히자 엔비디아는 다시 그보다 컴퓨팅 파워가 낮은 H20 등을 마련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H20의 사양이 일부 핵심 영역에서 화웨이의 어센드 910B보다도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가 지난 몇 주간 중국 유통업자들로부터 H20에 대한 주문을 개당 1만2천∼1만5천달러(약 1천600만∼2천만원)에 받아왔다고 밝혔다. 반면 화웨이의 어센드 910B는 개당 약 12만위안(약 2천만원)에 팔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화웨이의 910B 칩은 현재 중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AI 칩으로 널리 여겨지고 있으며 미국의 규제로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접근이 더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갈수록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