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와 저출산·고령화가 겹치면서 국내 인구 이동률이 5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집값 오름세에 '탈서울'도 계속됐는데 서울을 떠난 인구의 60%는 경기도로 거주지를 옮겼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옮긴 전국 이동자 수(전입신고 기준)는 612만9천명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0.4%(2만3천명) 줄어든 수치다.
이동자 수는 2021년(-6.7%), 2022년(-14.7%)에 이어 3년째 감소세다.
이동자 수 규모는 1974년 529만8천명 이후 49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은 12.0%로 전년과 유사하지만, 소수점 단위로 줄었다. 1972년(11.0%) 이후 51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인구 이동이 감소한 것은 저출산·고령화 영향이 컸다.
통계청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20대 인구는 계속 줄고 고령 인구가 증가하다 보니 이동자 규모 자체도 감소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령대별로 인구이동률을 살펴보면 20대(22.8%)와 30대(20.1%)에서 높았고 60대 이상에서는 7% 이하로 낮았다.
전체 인구이동 사유를 보면 주택(34.0%), 가족(24.1%), 직업(22.8%) 순이다. 총 이동사유의 80%가량을 차지했다. 이밖에 교육(5.7%), 주거환경(5.1%) 등도 영향을 미쳤다.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아 순유입이 발생한 곳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경기(4만5천명), 인천(3만4천명), 충남(1만6천명) 등 5개 시도다.
반대로 서울(-3만1천명), 경남(-1만6천명), 부산(-1만1천명) 등 12개 시도에서는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많아 인구가 순유출됐다.
서울은 1990년부터 작년까지 34년째 인구가 순유출되고 있다.
작년 서울에서 전출한 인구 가운데 60.5%는 경기로 향했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강원·충북·충남·전북도 전출 1순위 지역이 경기였다.
대구와 경북, 부산·울산·경남, 광주와 전남 등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시도 간의 전입·전출이 많았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 4만7천명이 순유입됐다. 전년보다 순유입이 1만명 증가했다. 수도권에는 2017년(1만6천명)부터 7년째 인구가 순유입되고 있다.
인천(4천233명), 경기(3천512명), 충남(1천426명) 등 5개 시도는 인구가 순유입됐다. 서울(-3천817명), 광주(-1천302명), 경남(-1천162명) 등 12개 시도는 순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