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들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임직원을 사칭하는 사기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와 관련된 책을 건네주고 강의를 하겠다고 접근한 뒤 초보 투자자들의 돈을 떼먹는 방식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추정된 피해 금액만 30억 원에 육박합니다.
김동하 기자입니다.
<기자>
자신을 증권사 임원이라고 소개하는 A 씨
그들은 주식에 관심은 많지만 투자 방법을 모르는 초보 주식 투자자들에게 접근했습니다. 주식투자와 관련된 책을 건네주고 강의까지 해주면서 안심시켰고 피해자는 고맙다며 제안을 수락합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사칭사기 용의자에게 무료로 도움을 주는 이유를 묻습니다. 그러자 일당은 모든 건 증권사 홍보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처음엔 의심이 갔지만 증권사의 구체적인 내부 사정도 알고 있었고 홍보 활동을 위해서라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 C: 아침저녁으로 시간을 내서 차트 공부까지 시켜주길래 '수수료를 받지도 않고 이렇게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얘기를 하니 '자기들 본사가 외국에 있으니 우리나라에 조금 더 이렇게 대중화를 시키기 위해서 자기들이 홍보 활동을 하는 거다…']
그들은 주말에도 개인적인 연락을 통해 사생활을 공유하며 피해자와 친밀감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개별적인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받아 신탁 투자에 나설 것을 권유했습니다.
[피해자 B: (처음에는) 돈이 인출이 됐어요. 그냥 한 며칠 하다 보니까 나보고 인출을 해보라는 거예요. 익숙해져야 한다고 그래서 돈을 10만 원 인출을 해봤는데 인출도 되고, 또 A 증권사라고 통장에 찍혀있었어요.]
피해자들이 일정 부분 이익을 본 뒤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하자 이들은 핑계를 대며 현금 인출을 미뤘습니다.
[피해자 C: 추가금을 더 내지 않으면 또 인출이 안 된다고 해서… 두 번째는 수수료였고, 세 번째는 세금이었고, 네 번째는 고액이어서 조금 더 수수료가 있어야 된다고 했고, 마지막에는 서버가 다운됐다고 했어요.]
결국 이들은 채팅방을 없애고 피해자의 연락을 무시하는 등 투자 자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자취를 감췄습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이른바 사칭 사기에 따른 피해자만 24명, 피해 금액은 30억 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발달했고 형태는 더욱 지능적이고 교묘하게 변해갔습니다.
불법 유사투자자문을 이유로 한국소비자원에 소비자 상담을 요청한 상담 건수는 6년 만에 3배 넘게 증가했고 피해 구제 접수 사례도 늘었습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어느 증권사에 유명한 매니저입니다. 상무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튜브나 SNS에서 정보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전문가를 사칭하기도 쉬워서 사칭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한국경제TV 김동하입니다.
영상 취재: 이창호 영상편집: 김나래 CG: 심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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