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30일 장시간 회의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대전협이 본격적으로 회의를 열고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에서는 정부가 증원을 강행할 경우 집단행동을 준비하자는 의견도 일부 나왔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결정되지는 않았다.
대전협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정기 대의원 총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폭설이 내리는 날씨에도 전체 참여 대상 100여명 중 50여명이 참여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회의가 오후 7시 넘어서까지 이어질 정도로 의대 증원 추진 대응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대전협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가진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대응방법을 논의했고, 그 중에서는 단체행동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며 "어떤 점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참석자들이 공감하고 있었고,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달 임시대의원 대회를 온·오프라인에서 추가로 열어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개최 시점은 의대 증원 발표 전이 될 수도 있고 후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지난 2020년 정부가 의대 증원 등을 추진할 때 파업에 나선 바 있다. 의협의 집단휴진 참여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율은 80%에 육박했고, 결국 정부는 증원 추진 계획을 접었다.
의협의 집단행동 동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전공의들의 움직임은 정부의 이번 의대 증원 추진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박민수 제2차관이 직접 전공의들과 만나 의사 인력 확충을 포함한 필수의료 혁신 전략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달 의대가 있는 대학들로부터 증원 희망 폭 수요조사를 실시한 뒤 지역별 간담회와 대학 현장 실사를 벌여왔으며, 다음달 하순 2025학년도 입시의 정원 확대 폭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의 2025학년도 입시 의대 증원 희망 규모는 2천151~2천847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