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플랫폼에서 여러 금융회사의 예·적금 상품을 비교하는 온라인 예금중개 서비스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겠다면서 서비스를 내놓곤 사실상 관리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서형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과점체제 해소를 위해 야심차게 발표한 온라인 예금 중개서비스.
은행들이 예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그 결과 금융소비자 편익도 커질 것이란 게 당초 정책을 추진한 배경이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면서 “예금중개 시장 규모가 최대 6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적은 초라하기만 한 모습입니다.
한국경제TV가 민병덕 의원실을 통해 서비스 운영 현황 자료를 입수했는데, 서비스가 처음 출시된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중개 규모는 314억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금융당국으로부터 중개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된 25개 업체 중 지금까지 서비스를 출시한 건 3곳(신한은행,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에 불과했습니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서비스 참여를 꺼리고 있어 플랫폼 입장에서도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린 겁니다.
실제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중개 서비스를 직접 출시한 신한은행의 경우 입점 금융사가 저축은행 3곳에 불과하고, 6개월간 중개 규모는 1억원에 그쳤습니다.
[은행권 관계자 : 저희가 거기(플랫폼에) 들어갈 이유가 사실은 없어요. 그게 플랫폼만 배불려주는 일인 거잖아요.]
금융위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파킹통장 같은 수시입출식 상품도 중개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었지만, 서비스 추이를 보며 시기를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 : (수시입출식 상품 확대는) 좀 더 봐야 하지 않을까요. 스물 몇개 (사업자) 중에서 이제 세 개니까, 어떤 성과나 그런 것은 아직은 보기 좀 어렵잖아요.]
금융당국이 애초 기대했던 은행권 경쟁 촉진 효과 역시 미미하다는 분석입니다.
[민병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은행이 소비자들, 즉 예금하려는 사람들에게 무슨 이익을 얼마만큼 준다라는 걸 정확히 얘기해야 하는데 지금 그러지 않고 있는 거잖아요. (은행) 과점체제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입니다.]
당국이 금융권과 충분한 소통 없이 '은행권 과점 해소'라는 명분만 앞세운 채 설익은 대책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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