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9개월 만에 평당(약 3.3㎡) 2천3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서울 아파트의 평당 전세 평균 가격은 2천308만5천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평당 2천300만원을 웃돈 것은 지난 2월(2천329만4천원) 이후 처음이다. 이는 지난 10월(2천288만3천원)보다 0.88% 오른 가격이기도 하다.
올해 1월 평당 2천398만3천원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 7월 2천245만1천원까지 내렸으나, 8월부터는 상승했다.
지난달 강남 11개 구의 평당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평균 0.95%로 강북 14개 구(0.82%)보다 높았다.
강서(1.48%), 영등포(1.45%), 강동(1.18%), 송파(1.13%)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강북 권역의 경우 용산이 전월보다 2.98% 올라 서울 전체 지역 가운데 가장 상승 폭이 컸고, 성북(2.13%)도 2%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내에서 전월보다 전셋값이 떨어진 지역은 관악(-0.18%) 뿐이었다.
전국 기준 지난달 아파트 전셋값은 평당 1천181만9천원으로 전월 대비 0.64% 상승했다.
인천의 상승률은 0.36%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으나, 경기가 0.95% 오르면서 수도권 역시 전국 평균을 뛰어넘는 0.8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5개 광역시의 경우 평균 0.16% 오르는 데 그쳐 보합권에 머물렀다. 대전(1.06%)과 광주(0.52%)는 상승했으나, 부산(-0.07%)과 대구(-0.18%), 울산(-0.20%)은 내렸다.
2020년 임대차 3법 도입 여파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치솟기 시작했던 전셋값은 올해 상반기 폭락해 임대인이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으로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말 역전세 해소를 위해 전세 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했는데, 이에 따라 임대인들의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전셋값이 재차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월세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기존 월세 수요가 전세로 이탈하고, 고금리로 대출이 어려운 만큼 매매 수요도 전세로 넘어와 전셋값 상승세에 더욱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데다, 전세 매물 역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초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보다 2.0% 내리지만, 전셋값은 2.0%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