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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60여년 단짝 잃었다…찰리 멍거 99세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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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투자 단짝이자 부회장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던 찰리 멍거가 향년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현지시간 28일 버크셔 해서웨이는 찰리 멍거 부회장이 캘리포니아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워렌 버핏은 이날 성명을 통해 "찰리의 영감과 지혜가 없었다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금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애도했다.

1924년 1월 1일 오마하에서 태어난 멍거 부회장은 미시간대 수학과를 다니던 중 알래스카 기상 예보관으로 복역했고, 이후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1962년 본인의 이름을 딴 법률 사무소를 개소했다. '멍거, 톨레스 & 올슨'이라는 이름으로 그가 세웠던 로펌은 지금도 200명 가량 직원을 가진 기업으로 운영 중이다.

1975년 버크셔해서웨이에 합류하기 직전 찰리 멍거는 직접 헤지펀드 운영해 S&P500 지수가 5.2% 오르는 동안 연평균 19.8%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찰리 멍거는 어린 시절 버핏의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가게에서 워런 버핏과 인연을 시작했지만, 당시만 해도 서로를 잘 알지 못했다. 이후 워런 버핏이 섬유 제조업체이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사들인 뒤 1975년부터 부회장으로 합류해 본격적으로 동업자 관계를 시작했다.

워런 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를 보험 기반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동안 멍거 부회장은 미래 현금을 창출할 기업에 집중해 경영을 분담해왔다. 그의 추천으로 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최대 해외기업이었던 BYD 지분을 사들인 일화도 유명하다.

앞서 워런 버핏은 1971년 찰리 멍거의 설득으로 '씨즈 캔디스'를 2,500만 달러에 인수해 이후 20억 달러의 수익을 냈는데, 이를 계기로 과거 꽁초줍기식 투자 철학을 바꿨다고 할 정도로 크게 영향을 받았다.

버핏은 이에 대해 "멍거는 저를 그저 그런 기업을 아주 싼 가격에 사서 약간의 이익을 남기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공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정말 훌륭한 기업을 찾게 해주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런 버핏과 함께 투자 지혜를 공유해왔던 멍거 부회장은 2017년 주주총회에서 "낚시의 첫번째 규칙은 물고기가 있는 곳에서 낚시하는 것이고, 두 번째 규칙은 첫 번째 규칙을 잊지 않는 것"이라는 유명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멍거 부회장은 지난 2010년 두 번째 아내인 낸시 멍거와 사별했고, 1955년 네 자녀 가운데 하나를 백혈병으로 잃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또한 두꺼운 안경을 쓰고 다니는 그는 1978년 백내장 수술이후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기까지 했다. 하지만 멍거 부회장은 삶은 비관하지 않고 스스로 점자를 배우고 90세가 넘은 고령에도 직접 차를 운전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멍거 부회장은 이러한 그의 삶의 태도에 대해 2019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부러움도 없고 원망도 별로 없고, 수입을 과소비 하지 않고, 어려움 속에서도 밝게 지냅니다"라면서 "이러한 간단한 이 규칙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한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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