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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한 이재용 "제 이익 염두한 적 없어"…재판부에 호소

자본시장법 위반 등 결심 공판
검찰, 이재용에 징역 5년 구형
이 회장 "기회 주시길" 선처 호소
내년 1월 26일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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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장에 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개인이익을 염두한 적이 없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삼성이 진정한 초일류기업,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17일 오전 10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직원 및 회계법인 관계자 14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징역 5년,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선고는 내년 1월 26일 이뤄진다.

이날 오후 6시 40분쯤 피고인 최후변론에서 나선 이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쳤다. 면목이 없다"면서 제가 40대 중반이던 2014년 아버님께서 병환으로 쓰러지신 뒤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까지 106차례 공판 진행되는 동안 합병과 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과정에 있었던 여러 일들과 목소리를 보다 세밀하게 들을 수 있었다"며 "어쩌다 이리 엉크러졌을까 자책도 들고 때론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더 높고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매사에 임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주식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삼성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추고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구형을 하면서 "공짜 경영권 승계"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혁신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을 언급하며 "두 회사의 합병도 그런 흐름 속에서 추진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합병 과정에서 개인이익을 염두해 둔 적이 없었다"며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분들께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이 없었다"고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회장은 "이병철 회장이 창업하시고 이건희 회장이 글로벌기업으로 키운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도약시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늘 가슴에 새긴다"며 "이런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디 저의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날 함께 재판을 받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김종중 전 전략팀장은 각각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5억원,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은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이 구형됐다.

이 회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오랜 기간 재판을 받으면서 제 옆에 계신 피고인 분들께 미안하고 송구스럽다"면서 "이 사건에 대해 법의 엄격한 잣대로 책임을 물어야 할 잘못이 있다면 제가 감당해야할 몫"이라고 최후 변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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