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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성자' 뉘길래…무한논란 공매도 [이슈N전략]

김주현 금융위원장 "시장조성자 공매도 특이사항 조사"
금융당국 "ETF LP, '헷지' 수단으로 차입 공매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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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우리 증시를 휩쓴 가장 큰 이슈는 '공매도 전면 금지'였죠. 결정 배경부터 제도 개선까지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박 기자, 이번엔 '시장조성자'에게 불똥이 튀었다고요?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금융감독원에 시장조성자 등의 공매도 특이사항을 조사토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는데 시장조성자나 유동성공급자는 예외로 둔 것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 때문으로 보입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 월요일부터 공매도 전면 금지를 결정하면서 이들은 제외했는데요. 근거는 시장 안정입니다.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는 매수 전에 호가를 내서 주문 즉시 거래가 이뤄지도록 돕습니다. 평가 가치와 동떨어진 값에 거래가 맺어져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부작용도 방지합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이들을 공매도 금지의 '맹점'이라며,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면 금지라지만 뒷문을 열어둬서 여전히 공매도 거래가 이뤄지는 데에 대한 불만이죠. 김 위원장은 이들이 "유동성을 조정해 줘서 나름대로 투자자 보호와 시장조성에 역할을 한다", "과거에도 공매도 금지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공매도 거래 금지된 첫날, 코스닥에서는 이전보다 많은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었죠. 공매도가 없으니 이제 주가가 오르려나 싶었던 투자자들로서는 눈엣가시가 따로 없겠습니다. 시장조성자나, 유동성공급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장에 도움이 되는 겁니까?

<기자>

둘이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상장지수펀드(ETF)의 유동성공급자(LP) 위주로 살펴보면요. 이들은 매수와 매도 양쪽으로 최소 100증권 이상씩, 10단계까지 호가를 내야 합니다.

덕분에 거래량이 적거나 하루 1주도 체결되지 않는 종목이라도 주문이 있으면 즉시 사고팔기가 가능해지죠. 이때 호가는 순자산가치(Net Asset Value)를 중심으로 일정 범위 안에서 정해야만 합니다. 덕분에 가격이 크게 튀거나 빠지는 경우를 막을 수 있죠.

문제는 이 과정에서 '헷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LP는 가격이 치솟거나 빠지거나 투자자의 주문을 받아야만 하기 때문이죠. 가격이 한창 오르는 상품을 계속 넘겨주면 이익이 줄고, 떨어지는 상품을 자꾸 가져오면 손실이 커지게 되는데, 이러한 가격 변동 리스크 덜기 위해 차입공매도가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 당국 설명입니다.

<앵커>

시장 조성 기능을 맡기려면 공매도를 허용해 줘야 한다는 뜻이군요. 거래량이 없더라도 편하게 사고팔거나 가격 급변을 방지하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투자자들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기자>

공매도 거래 금지 첫날은 개인 투자자가 ETF를 최근 2년 내 가장 많이 판 날이었습니다. 3,500억 원이 넘는데요. 당일 거래대금 1위에 '코스닥150레버리지'가 올랐는데, 개인들은 이날 해당 ETF를 2,400억 원어치 순매도했습니다.

코스닥 지수가 급등한 데다 레버리지 특성까지 더해져 해당 ETF는 당일 27% 넘는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대규모 매도 물량은 LP들의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공매도로 이어졌고요. 실제로 이날 HLB나, 휴마시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에 공매도가 집중된 바 있습니다.

어제(9일) 기준 두 시장을 합친 공매도 거래액은 86억 원으로 파악됩니다. 월요일(1,965억 원)과 비교하면 5%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쪼그라든 거죠. 20%대 상승률을 기록하던 2차전지나 레버리지 관련 ETF가 진정세에 접어든 만큼 LP 발 공매도 역시 누그러질 거란 관측입니다.

<앵커>

공매도 금지는 '1일 천하'였다는 말까지 나왔죠. 월요일 잠깐 올랐던 증시는 빠르게 원상 복귀되고 있습니다. 정작 공매도 자체를 둘러싸고는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는 모습인데, 당초 내년 상반기까지였던 금지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고요?

<기자>

"지금의 문제 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 여러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게 금융위원장의 입장입니다. 앞서 정부는 공매도 금지 결정 배경으로 높은 불확실성의 우리 증시와 만연한 불법 공매도 문제를 든 바 있죠.

그간 공매도의 순기능을 강조하며 전면 금지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다 입장이 바뀐 이유로는 만연한 해외 IB들의 무차입 공매도를 지목했습니다. 오랫동안 내부적인 검토를 해 왔고, 불법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에 필요한 조치를 한 거지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거죠. 일요일 기습 발표 이후 화요일 민생현장 방문, 어제 국회에서까지 여론 설득에 힘쓰는 상황입니다.

결국 관건은 제도 개선이겠죠. 어제 저희 역시 보도했듯 "한국의 공매도 금지 결정은 정치적 결정이며 소탐대실"이라는 글로벌 투자업계의 부정적 의견이 잇따르는 게 현실입니다. 김 위원장은 빠른 제도 개선을 강조하면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까지 고치는 게 장기적으로 대외 신뢰도를 회복시키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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