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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넘어 유럽으로... 대동 "점유율 50%까지 높인다"

5일 네덜란드서 유럽 총판 대회 개최
중대형 트랙터 중심 사업전략 재편
2028년 매출 5000억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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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전세계 트랙터 시장에서 30% 비중에 달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입니다. 61마력 이상의 중대형 트랙터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해 유럽 시장을 제2의 거점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

국내 1위 농기계 기업 대동이 지난 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시프팅 기어(Shifting gear)’를 주제로 개최한 ‘카이오티 총판 대회’에서 강승구 유럽 법인장의 일성이다. 대동은 유럽에서 직판 사업을 하는 독일을 제외한 24개국에서 총판(수입 판매사) 체계로 사업을 영위 중이다. 카이오티(KAIOTI)는 대동 제품의 해외 수출시 사용하는 브랜드다. 행사엔 20개국에서 50여명의 총판 대표가 참석했다.

강 법인장은 “아직 유럽이 회사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기여도가 낮지만, 내년엔 15%~ 20%정도까지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해외 영업 부문에서 20여년 근무한 강 법인장은 지난해 회사에 합류해 유럽 사업 총괄을 맡고 있다.

◆유럽, 제2의 거점으로
대동이 유럽 시장에 진출한 건 이미 13년 전이다. 2010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법인을 설립한 뒤 중소형 트랙터를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유럽에서 중소형 트랙터는 도심 조경 등 정비, 도로 관리용 등으로 주로 쓰인다. 관공서, 대학교 등 관공서로부터 수요가 상당했지만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약 7%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경쟁도 치열해졌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 제품들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다.

대동은 유럽 시장 선점을 위해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주력 제품을 중대형 트랙터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중대형 트랙터는 중소형보다 개발비가 많이 들지만, 그만큼 매출과 수익성도 더 높다. 다만 주로 농업용으로 사용되는 만큼 기존 시장과는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대동은 지역별로 맞춤형 전략으로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올해 회사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60여일에 걸쳐 유럽 20여개국을 돌며 철저한 시장 조사를 마쳤다.

유럽은 61마력 이상의 중대형 트랙터 시장의 비중이 70%(약 18만대)에 달한다. 대형 농장이 발달한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서유럽 지역에서 판매 비중이 48%(8.5만대)로 전체 유럽 내 절반을 차지한다. 이어 유럽 내 신규 식량기지로 성장 중인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비중이 26%(5만대)다 . 61마력 이하의 중소형 트랙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미국과 정반대의 특징을 갖고 있다. 전체 시장 규모는 약 84조원으로, 유럽은 미국(22조)과 비슷한 30%(23조) 수준이다.

유럽 시장은 글로벌 4사가 사실상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1위 미국의 존디어가 15.7%, 이어 네덜란드의 뉴홀란드 15.3%, 클라스 10.3%, 도츠 8.9% 순이다. 이들 4사가 점유율 절반을 점하고 있다. 대동은 1.4%로 미미한 수준이다.



◆현지 생산법인도 구축 검토
대동은 우선 시장 공략을 위해 중대형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140마력 이상의 프리미엄 신제품 HX1201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농기계 기업 중 140마력 이상의 트랙터를 제작, 판매하는 건 대동이 처음이다. 마력이 커진 만큼 제품 크기도 상당하다. 바퀴 크기만 성인 평균 여성 키인 160cm에 이른다. 규모가 큰 로더 등 작업기를 부착할 수 있어 작업 속도를 대폭 단축시킬 수 있고, 고도의 정밀 작업도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 대동은 중대형 트랙터 부문에서 RX트랙터(60~80마력), HX1301(132마력), HX1201(140마력 이상) 3종을 갖춰, 전체 총 제품 라인업을 13종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프랑스에서 2003년부터 4대째 대동 제품을 판매해온 총판 대표 프랜스 반 데르 폴스는 “대동 제품의 시장 이미지는 적정 사양에 가성비가 좋은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디자인 측면에서도 훌륭하고 조작이 쉬워 사용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형 트랙터는 기존 중소형과는 시장이 완전히 다른데, 대동이 제품 개발에 공들여와 신제품도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동은 인지도 제고를 위해 마케팅도 강화하기로 했다. 신제품 중심으로 고객 체험 기회를 늘리고, 유럽 국가별 총판 대상으로 판매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후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제품 보증 기간과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고, 고장시 부품 적기 공급률을 95%까지 높일 계획이다. 또 로열티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판매 우수 유럽 총판과 딜러를 한국에 초청해 대동의 생산 및 연구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투어 행사도 진행한다.

내년 중 로봇과 모빌리티 기술로 개발한 가드닝 로봇인 로봇모어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로봇은 AI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정해진 제초 구역 안에 자유롭게 이동하며 제초할 수 있다. 북미보다는 주택 면적이 작은 유럽에서 쉽고 편리하게 정원이나 마당 관리를 할 수 있다. 또 소형 건설장비 스키드로더, 트랙로더 등 소형 건설 장비와 함께 디젤 엔진 단독 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대동은 앞으로 5년 뒤인 2028년 중대형 트랙터 부문 점유율을 50%까지 높여 유럽 법인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예상 매출 730억원에서 7배 가까이 올려 잡았다.

강 법인장은 “대동이 북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점차 유럽에서도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유럽 현지에서 생산법인을 구축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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