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시선을 깊게 파고드는 월가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은 전미자동차노조 파업 상황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주말 사이 나온 이슈와 함께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UAW 파업 타임라인을 좀 보고 가겠습니다. 7월 중순에 전미자동차노조는 디트로이트 대형 3사.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와 각각 노동협약 재검토를 위한 노사 협상을 시작하는데요. 협의에 이르지 못하자, 9월 15일 파업에 돌입합니다. 포드와 GM, 스텔란티스의 대표적인 공장 1곳씩, 1만2천7백명의 인원으로 파업을 개시하는데요. 이후 협상 상황에 따라 파업 규모를 점차 확대하는 ‘스탠드업 스트라이크’ 방식을 고수해왔습니다. 9월 22일에는 GM과 스텔란티스의 부품 공급 센터 서른여덟 곳을 파업에 동참시켰고요. 따라서 파업 6주차를 기준으로 20개 주, 서른여덟 개 지역 부품 유통시설, 6개 공장 등지로 파업 규모가 커졌고, 참가 인원도 4만6천명까지 확대됐습니다. 지난주인 10월 23일, 합의에 도달하기 며칠 전에는 UAW가 스텔란티스의 미시간주 스털링 하이츠 조립공장으로 파업을 기습적으로 확대하기도 했는데요. 조합원 6천8백명이 파업에 동참했고요. 스텔란티스가 가장 높은 매출과 현금 보유량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드나 제너럴모터스보다 노동자 요구를 수용하는 데 뒤처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완성차 업체 빅쓰리를 상대로 동시 파업을 벌여 온 전미자동차 노조는 25일, 드디어 포드와 잠정 합의에 도달하고요. 주말 사이 스텔란티스와도 잠정 합의를 이루고 파업을 철회했습니다. 포드와의 잠정 합의 이후 사흘 만인 29일에 임금 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했는데요. 따라서 단체 파업을 시작한지 6주 만에 스텔란티스 파업이 종료될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합의안 내용 살펴볼까요? 사측은 노조가 협약을 비준하는 즉시 임금을 11% 인상하고, 앞으로 4년 반 동안 25%까지 올리기로 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땐 생활비 보조 차원에서 임금을 33%까지 올릴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공장 폐쇄에 대한 파업권 등 포드와의 합의와 일맥상통하고요. 또 이번 합의에서 눈에 띄는 점은, 노동자들에 대한 일자리 보장 방안이 담겼다는 건데요. UAW측은 스텔란티스와의 잠정합의에서, 일리노이주 벨비데어 소재의 조립공장 재가동으로 중형트럭을 다시 생산하기로 한 점을 가장 중요한 성과로 평가했습니다. 스텔란티스는 이를 위해 노동자를 채용하기로 했고요. 인근에 들어서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도 노동자 약 1천명을 추가로 고용하기로 했습니다.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최고운영책임자는 직원 4만3천명의 직무 복귀와 공장 재가동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자동차 전문 컨설팅회사 Auto Forecast Solutions는, 이번 파업인 여러모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이번 UAW 파업은 25년 만에 가장 긴 미국 자동차 파업으로 기록되고 있고 자동차 3사 최초의 동시 파업이기도 한데요. 뿐만 아니라 대선을 앞둔 시점을 겨냥했다는 점, 대통령까지 가세해서 UAW를 지지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UAW와 스텔란티스와의 잠정 합의 후 환영 성명을 내고, 중산층 일자리를 위한 노조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파업 장기화와 임금 협상에 따른 업체들의 비용 증가는 불가피한데요. 경제적 측면도 살펴보겠습니다. 파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경제적 손실의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는데요. 앤더슨 이코노믹의 이번달 초 발표에 따르면, UAW의 첫 2주간 파업으로 39억5천만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포드와 GM은 최근에 실적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잠정 합의를 이룬 바로 다음 날인 26일, 포드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포드는 이번 파업으로 총 13억 달러, 우리돈으로는 약 1조7천5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걸로 나타났는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또 파업으로 총 8만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은 걸로 전했는데요. 따라서 올해 초에 계획한 연간 생산 판매 계획도 철회했습니다. 또 포드는 전기차 사업 투자 가운데 약 120억 달러의 지출을 연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너럴모터스도 공장가동 중단으로 재정적 손실이 커지고 있는데요. GM은 3분기에 시장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4분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실적전망을 철회했습니다. 폴 제이콥슨 최고재무책임자는 파업 시간이나 수위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GM은 파업 3주차부터 주당 평균 2억 달러의 비용 손실을 입은 걸로 보이고요. 내년 중반까지 전기차 누적 생산량 40만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철회했습니다.
빅쓰리 완성차 업체 가운데 두 곳과 차례로 협상을 타결하면서 6주째 이어져 온 파업이 종결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다만 전미자동차 노조는 마지막으로 남은 GM에 대해선 파업을 확대해 압박을 가했습니다. 스텔란티스와의 잠정 합의안 타결 소식 직후 29일 밤, 제너럴모터스 공장에서 전격적인 파업 확대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신규 파업 확대 공장은 제너럴모터스의 테네시주 공장으로, 이곳은 4천 명의 직원이 근무하여 9개 조립공장에 모터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로이터통신은, 이는 GM의 대형 SUV와 픽업 트럭 생산을 중단시키고 재정적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는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GM 교섭에서 퇴직금과 임시직 근로자에 대한 합의 문제가 걸림돌인 걸로 알려졌는데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포드와 스텔란티스보다 더 많은 퇴직자를 보유하고 있고 2007년 이전에 고용된 근로자에 대한 연금 혜택 인상으로, 경쟁사보다 더 큰 비용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제 GM과의 잠정 합의만 남겨 둔 상태인데요. UAW가 이번 파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인데요. UAW 조합원 대부분이 내연기관차 부품 공정 관련 근로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파업과 전기차 시장과의 연관성도 눈 여겨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또 최근 전기차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전기차 시장 분위기도 월가 인사이드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수민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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