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서부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오티스'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망자 수도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멕시코 정부에서 제공하는 허리케인 오티스 일일 대응 보고서를 보면 28일(현지시간) 현재 사망자 수는 39명(남성 29명·여성 1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기준 27명에서 12명 증가한 수치다.
이는 허리케인 피해가 집중된 게레로주의 법무장관실에서 확인한 내용이라고 연방정부는 밝혔다.
실종자는 10명으로, 군 장병도 일부 포함됐다.
앞서 허리케인 '오티스'는 허리케인 세기 구분상 가장 강력한 카테고리 5등급까지 세력을 키우며 25일 새벽 게레로주 해안가를 휩쓸었다.
이 나라 대표 휴양지인 아카풀코의 피해가 특히 막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22만채를 비롯해 태평양 해안가에 늘어선 벽체 손상과 시설물 파괴 등 호텔 80%가 영향을 받았다.
아카풀코 인구 67만명 중 51만3천여명이 정전으로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날 현재 20여만명은 여전히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멕시코 정부는 보고서에서 "이날 현재 송전선 37개, 변전소 26곳, 발전소 1곳에서 수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산사태와 인근 강물 범람 등 때문에 도로 6곳은 폐쇄됐다. 침수 피해를 본 종합병원 2곳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민간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금지했던 아카풀코 국제 공항은 정상 운용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도로 사정 등으로 구호품 전달이 일부 늦어지면서, 식수·식량·연료난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이 상점에서 식료품을 챙겨가는 행위도 이어지고 있다.
일간지인 엘우니베르살은 현지에 급파된 군 장병과 국가방위대원이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지에 배치돼 주민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엘피난시에로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평소 온화한 기후를 보이는 아카풀코 지역에서 허리케인 대비가 취약했던 탓에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분석하며, 피해 복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동영상 연설에서 국가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며, "아카풀코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모두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