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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노인들, 지하철이 유일한 낙…무료승차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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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에게 주는 지하철 무료 승차 혜택을 이용한 '열차 나들이'를 낙으로 삼는 한국의 노인들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조명했다.

NYT는 23일(현지시간)자 지면에 실은 "나이 든 지하철 탑승자들이 여행에서 기쁨을 찾는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다양한 '지하철 여행자'들의 일과와 목소리를 전했다.

NYT는 많은 노인이 지하철을 타고 종착역까지 가거나 혹은 특별한 목적지 없이 다니다 돌아오는 데에 하루를 보낸다고 전했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고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에 좋은 데다 노선도 많고 긴 수도권 지하철은 소일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는 것이다.

NYT는 노인인구 증가로 서울에서 지하철 무료승차 대상이 연간 승차인원의 15%를 차지하게 되면서 이들에게 '지공거사'라는 별명도 있다고 소개했다. '지하철 공짜'에 놀고먹는 사람을 뜻하는 '거사'(居士)를 붙인 말이다.

이 '지공거사'들은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나름의 규칙도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는 피하기, 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자리에 앉은 청년들 앞에 서 있지 않기 등이다.

신문은 지하철 적자로 노인 무료 승차를 폐지하거나 기준 연령을 올리는 방안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노인 빈곤율이 일본이나 미국의 두배에 달하는 한국에서 1회 탑승 요금 1천500원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은 어르신들에게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지난 2월 서울시 관련 토론회에서 노인들이 지하철 무료 승차를 이용해 활동을 계속하게 되면 국가적으로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왜 이 행복을 빼앗으려 하는가"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배기만(91) 씨는 70년을 해로한 아내가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깊은 우울감에 한동안 며칠씩 씻지도, 먹지도 않고 지내다 지하철 나들이를 다니게 되면서 옷을 찾아 입고, 밥을 챙겨 먹게 됐으며 잠도 더 잘 자게 됐다고 한다.

배씨는 날마다 어디로 지하철을 타고 갈까 찾아보려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를 5부나 챙겨뒀다면서 "만약 요금을 내야 한다면 이렇게 다니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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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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