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2일) 우리 증시 상황 짚어봅니다. 증권부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장 초반 코스피 2,500을 내줬군요.
<기자>
코스피는 23포인트 넘게 빠지며 출발했습니다. 어제(21일) 1.75%에 연이은 하락세로 이번 주 거래에서 수요일 하루만 빨간불을 지켰는데요. 그마저도 0.02%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코스닥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6거래일 연속 빠지면서 850선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장 초반 개인 투자자가 1,300억 원 상당 매수하며 그나마 낙폭을 줄인 모습입니다.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인데요. 장 초반 매도 우위에 자리하더니 거래를 이어가며 규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코스피 기준 3거래일 연속 '팔자'인데요. '동학 개미'들이 이번 주 내내 순매수로 지수를 방어하고 있지만 힘겨워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현재 개인 투자자 코스피, 코스닥 모두 사들이고 있군요. 외국인의 이탈 원인은 있겠습니다만, 큰 이슈부터 짚어보자면 역시 '파월' 때문이겠죠?
<기자>
지난 거래일 미국 10년 물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준금리를 유지했지만 매파적 동결을 암시한 FOMC 영향인데요. 미국 고용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지표도 긴축 장기화에 힘을 보탰습니다. 투자금이 위험자산인 주식을 떠나는 굵직한 이유들인 셈이죠.
개장 전 발표된 일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1%)도 부담입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가 나온 건데요.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에 더해 일본도 '매파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우리 통화 당국 역시 물가 잡기와 경기 부양이라는 과제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실제로 어제 뉴욕 증시는 물론 오늘 장초반 아시아 지수 전반이 빠지고 있죠. 이런 시장 상황에 두산로보틱스 영향도 있다고요?
<기자>
두산로보틱스의 일반 청약에는 어제 하루에만 3조 5천억 원 넘는 금액이 모인 걸로 집계됩니다. 전문가들이 단기 자금 시장의 위축을 걱정하는 이유인데요. 실제로 지난주 SK이노베이션의 실권주 청약에 시중 자금이 증권계좌로 몰려든 바 있습니다. 때문에 한국은행은 유동성 공급을 위해 시장 개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계획이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당초 내년 2분기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이었는데, 이보다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겁니다. 국내 물가와 가계부채 상황은 물론 해외 여건까지 나빠졌다는 점이 근거입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최초 금리 인하 시기는 7월" 이라며 "연준의 첫 번째 인하가 내년 6월이나 돼서야 가능한데,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먼저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앵커>
금리 인하가 늦어질수록 당장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하겠죠. 증권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당분간 '관망모드'에 들어갈 것이라 분석합니다.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예상 범위 하단으로 2,450포인트를 내놨는데요. 우리 수출 지표의 개선이나 중국 요우커 복귀 기대감은 호재이지만, 미국 고금리 장기화와 늦어지는 반도체 업황 회복은 하락 요인으로 꼽힙니다. 김영환 연구원은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주식시장이 4거래일간 휴장을 가질 예정이기 때문에 관망세가 강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SK증권은 당분간 '박스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장단기 금리가 모두 오르고 있어 주식시장에 부담이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이후 비효율적으로 변했던 노동시장이 효율을 되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데요. 강재현 연구원은 "경제가 강하다는 건 이익도 견조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증시 하방도 막혀 있다는 뜻이며 2,500포인트에서 매수를 시도해 볼 만 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