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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바꿉니다" 애플 콧대 꺾은 36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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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통신(IT) 대기업 애플의 콧대를 꺾은 유럽의회 알렉스 아기우스 살리바(36)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 가장 작은 회원국인 몰타를 대표하는 그는 애플이 아이폰을 두고 타협할 수 없는 자존심처럼 지켜온 충전단자를 바꾸도록 한 입법을 주도한 인물이다.

애플은 여타 스마트폰들과 달리 자신들이 제조와 판매를 독점하는 라이트닝 8핀 단자를 고집해왔다. 그러나 애플은 이달 아이폰15의 공개를 앞두고 USB-C 충전단자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최대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공룡기업 애플이 고집을 꺾은 배경에는 EU의 압박이 있었다.

EU는 올해부터 새로 출시되는 휴대용 기기에 USB-C 단자의 장착을 의무화하는 법률을 작년에 제정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기기마다 다른 충전기를 쓰는 게 단적으로 몰상식하다는 판단에 따른 입법이었다.

당시 유럽의회에서 아이폰의 라이트닝 단자 고집에 정면으로 제동을 거는 이 법안을 주도한 인물이 아기우스 살리바였다.

법안을 추진할 당시 그는 몰타 자택에서 쓰던 상자 하나를 유럽의회에 갖고 나왔다. 상자에서 스파게티처럼 꼬인 충전기 뭉치를 꺼내 들고 오른손엔 USB-C 충전기를 집어 올리며 "이걸로 바꿉니다"라고 외쳤다. 이젠 하나의 USB-C 충전기를 쓰게 된다는 뜻이다.

사실상 라이트닝 단자를 유럽 시장에서 퇴출하는 법률이 시행되자 애플은 결국 공용단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변화를 두고 '브뤼셀(EU) 효과'가 통했다고 8일(현지시간) 해설했다. EU의 규제가 전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말이다.

애플은 매출 4분의 1이 유럽에서 나오는 만큼 충전단자 통일 규제에 저항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관측된다.

아기우스 살리바는 WSJ 인터뷰에서 "애플에 싸움을 거는 것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애플이 다른 해결책이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독점하는 충전 액세서리를 강매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원들)는 우리 이익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며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며, 이렇게 되는 게 타당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될 것"이라고 소신을 강조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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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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