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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하락세 길어지나…금 사재기 나선 日 부자들

일본 금값 고공행진
1그램 당 첫 1만엔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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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산가들이 엔화 가치 하락을 피해 금 사재기에 나선 여파로 일본 내 소매 금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현지시간 6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날 일본 최대 금거래소인 타나카 키킨조쿠가 공개한 금 1그램 당 가격은 1만 156엔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대비 7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 1만엔을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달리 지난 5월 1온스당 2천달러를 넘던 전세계 금값은 전날 온스당 1,924달러로 소폭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일본 내 이례적인 금 선호 현상은 팬데믹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간 갈등으로 위험을 헤지할 대표 자산으로 여겨져왔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의 긴축 정책의 여파로 미-일간 금리차가 벌어지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47엔선을 돌파하는 등 통화가치 하락의 영향도 커지고 있다.

또한 일본 내 지난 7월 물가상승률이 3.1%로 통화당국 목표치인 2%를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엔화의 구매력은 53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일본 가계의 누적 자산은 팬데믹 이후 2조 엔 이상 증가했는데 대부분 현금이나 예금으로 통화 가치 하락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다.

이에 대해 오타 토모히로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6개월 내에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155엔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지 통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일본은행이 초완화 정책을 강화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가 없고 미국 및 유럽과의 금리 격차가 크게 유지되는 한 엔화가 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엔화 가치가 급격한 하락을 이어가면서 통화당국의 개입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현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일본 당국의 개입에도 일날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한때 147.8엔까지 치솟아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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