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7,600여개의 약값이 인하됩니다.
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주성분으로 동등한 약효를 나타내는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이 그 대상인데, 인하 폭은 최대 27%에 달합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약가인하 영향으로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와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지적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번달부터 약가가 인하되는 품목은 총 7,600여개.
이번 약가인하 조치로 제약업계 전체 매출 감소폭은 3천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국내 제약시장 규모 29조원의 대략 1%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에선 매출이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인하 품목이 많은 제약사일수록 비상이 걸렸습니다.
마약성진통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한 하나제약은 122개 품목의 약값이 깎입니다.
전체 취급 품목(2019년 기준) 260개의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평균 인하율도 15% 이상입니다.
마더스제약, 삼성제약, 이연제약 등 제네릭 중심 제약사들도 100개 안팎 품목이 포함돼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제약업계 관계자 : 상당수 제품들의 약가인하를 실질적으로 감수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시장 철수를 생각하는 제품들도 많이 늘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재값 급등으로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입니다.
업계에선 10년 전 겪었던 제약사 실적 부진의 재연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지난 2012년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로 국내 상장 제약기업 68개사의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6% 감소한 바 있습니다.
국내 제약업계의 연구개발(R&D)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현재 대다수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의약품을 팔아 번 돈으로 신약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약가인하로 이 연결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 : 제네릭의 약가인하가 단순히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일부의 재원들을 신약 개발의 혁신에 대한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보조적으로 같이 병행해 고려해야 돼야 합니다.]
오늘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의약품 업종에 속한 47개 종목 가운데 JW생명과학, 명문제약 등 6개 종목을 제외하곤 모두 약세로 장을 마쳤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편집 : 이가인, CG : 심유민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