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악화의 여파로 한국 수출의 부진이 8월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이코노미스트 22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를 지난 21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해 결과를 30일 발표하며 한국의 8월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11.6% 감소, 11개월 연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8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하고 무역 수지는 4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7월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전년보다 16.5%, 2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5개월 연속 적자 끝에 지난 6월 흑자로 돌아선 무역수지는 7월에도 16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수출의 부진이 중국의 부동산 경제 위기등 비관론이 커지고 있는데다 다른 지역의 수요도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중국 경제 정상화 둔화로 대(對)중국 수출의 회복이 지연됐다"며 "한국 수출을 어느 정도 지원해주던 유럽연합(EU), 미국으로의 수출 모멘텀도 약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관세청이 집계한 8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5% 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국 수출이 27.5% 감소했고, 미국과 EU로의 수출도 각각 7.2%, 7.1%씩 줄었다.
지난달까지 1년째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 수출 감소는 이번달에도 이어져 1년 전보다 24.7% 줄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8월 무역 통계에서는 수출 회복의 뚜렷한 징후를 기대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한국의 단기 수출 전망을 악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반도체 회복의 확실한 신호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무역수지 흑자 흐름이 더욱 개선되고, 4분기(10∼12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9월 이후 반도체 업황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서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8일 "정보통신기술(ICT) 제품 시장은 내년 상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의 경우 올해 10월부터 회복될 수 있다"며 "따라서 우리나라 수출도 올해 10월부터는 점차 회복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8월 무역 지표는 다음 달 1일 발표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