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잠시 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엽니다.
환율과 가계빚 오름세가 걱정이지만, 중국발 악재에 하반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에서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전민정 기자, 전해주시죠.
<기자>
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늘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 수준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합니다.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나 벌어진 상황에서 금통위가 한 차례 '베이비스텝'(0.25% 인상)에 나설지, 아니면 올해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어 '5연속 동결'을 결정할지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시장에선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100명 중 92명이 오늘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6월부터 2%대로 진입하는 등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를 올릴 명분이 약해졌다는 것이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앵커>
최근 환율도 불안하고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역대 최대로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기준금리 5연속 동결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은으로선 사실상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워졌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인데요.
2%대로 내려온 물가에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 시점을 고민하는 것이 맞지만,
다시 치솟고 있는 가계부채, 사상 최대폭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 장중 1,34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 상승세 등을 감안하면 추가 인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부동산발 중국 경기 침체 위기'라는 복병이 등장하면서 금리를 동결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더 우세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추가 긴축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데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에 국내 경기 반등 시점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환율이나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엔 부담이 큰 거죠.
이 때문에 대다수 금통위원들은 이번에도 기준금리 동결로 대응한 후, 가계부채와 미국의 추가 긴축 여부 등 대내외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한은은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합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은이 중국발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낮출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그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었는데요.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은 커진 셈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 벌어진 한·미금리차와 최근의 환율 급등세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기 위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 발언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폭염과 폭우 등 기상악화와 국제유가 급등세에 물가마저 안정세를 장담할 수 없게 됐는데요.
한은은 연말까지 3% 내외의 물가 상승을 예상하지만 이보다 물가가 더 뛰고, 원·달러 환율까지 1,400원대로 치솟는다면 금리 동결 기조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총재는 외환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진화하기 위해 "당장 금리 인하는 없다"는 취지의 긴축 메시지를 시장에 던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의 경기 불안이 글로벌 경제·금융시장으로 확산하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연내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시장은 이 총재의 입에 더욱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경제부 전민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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