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연말부터 18세 이상 모든 시민에게 1인당 대마초 보유를 25g까지 허용하는 방식으로 대마초를 부분 합법화한다.
독일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 자유민주당·노랑, 녹색당·초록) 연립정부는 16일(현지시간) 내각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대마초 합법화 관련법안 개정안을 의결했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마초 소비 증가와 마약범죄, 암시장 등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통제된 합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는 유감스럽게도 실패한 대마초 정책의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마초 소비가 합법화되지만, 대마초가 여전히 위험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무도 이 법안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책의 목표는 암시장과 마약범죄를 억제하고, 유독물질 등을 포함한 대마초 거래를 방지하고, 소비인구를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보호는 개정안 전반의 핵심적 내용"이라며 "젊은이들을 상대로 '합법적이지만, 그러나….'라는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대마초 합법화를 위해 마취제 관련법에서 금지된 물질 중 대마초를 삭제할 계획이다. 관련법안은 연방하원과 상원을 통과해야 한다. 시행은 연말께로 예상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독일에서는 18세 이상 시민은 누구나 1인당 대마초 25g을 보유할 수 있고, 대마초용 대마 3그루를 재배할 수 있다. 씨앗은 7개, 꺾꽂이한 가지는 5개까지다.
이른바 대마초사교클럽(CSC)을 통한 대마초 자급도 허용된다. 이들 클럽에서는 회원들을 위해 대마를 재배할 수 있다. 클럽 회원만 기호용 대마초 접근이 가능하다. 클럽에서 회원에게 넘겨줄 수 있는 대마초 허용량은 1차례당 25g, 한 달에 최대 50g까지다. 18∼21세의 경우 30g으로 제한된다. 1g으로 만들 수 있는 대마초는 3대가량이다.
클럽 내 또는 반경 200m 내에서 대마초 흡연은 할 수 없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반경 200m 내, 대마초 흡연은 금지된다. 보행자 전용 거리에서도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대마초 흡연이 금지된다.
독일 신호등 연립정부는 출범 당시 연정 협약에서 대마초 합법화를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