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공화당의 첫 대선 경선 토론에 참여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한 때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였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달 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펜스 전 부통령이 아직 기부자 4만명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앞서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다음 달 23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대선 경선 토론에 참여하려면 후보가 전국 단위 여론조사 3건(또는 전국 단위 2건 + 조기 경선주 여론조사 2건)에서 최소 1%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최소 4만명의 기부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여론조사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부자가 부족하다.
그는 최근 뉴햄프셔주의 한 행사에서도 참석자들에게 "훨씬 더 많이 기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지만, 오늘 밤에는 단 1달러라도 도움이 된다. 오늘 자기 전에 인터넷에 접속해 1달러나 아무 금액이나 보내달라"고 말했다.
WP는 불과 2년 반 전에 행정부 2인자였던 펜스가 이렇게 호소해야 한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전통적이며 절제된 방식으로 캠페인을 하는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같은 선동가들이 주도하는 경선에서 관심을 끄는 데 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부통령 출신들은 당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거나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펜스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디샌티스에 한참 뒤처졌으며, 정치자금 모금액도 훨씬 적다.
펜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신이 4년을 몸담은 트럼프 행정부의 업적을 홍보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펜스는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는 트럼프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한 것을 자기 주요 홍보 포인트이자 트럼프와 차별점으로 내세워왔는데 이 과정에서 트럼프에 우호적인 공화당 유권자 다수와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휘트 아이어스는 "펜스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보기에 트럼프 색채가 너무 강하고, 트럼프 지지자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트럼프답지 않다"고 말했다.
NBC뉴스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디샌티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 팀 스콧 상원의원 등 6명이 기부자 4만명 이상을 확보했으며 여론조사 조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 토론 참여가 확실시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