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담수호인 포양호 수위가 최근 이어진 폭염탓에 여름철 수위로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2일 봉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일 포양호 수위의 기준 관측지점인 싱쯔잔(星子站)의 수위가 11.99m까지 떨어져 1951년 관측 이래 여름철 수위로는 최저를 기록했다.
포양호의 수역 면적은 1천460㎢로, 예년 평균 같은 기간의 절반 이상 축소됐다.
포양호 수위는 지난 6월 29일 올해 최고 수위(15.19m)를 기록한 뒤 하루 평균 0.15m씩 내려가며 급격히 떨어졌다.
현지 매체들은 창장에서 포양호로 물이 유입되는 구역의 호숫가에 수위가 하락한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곳곳에서 호수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포양호 수위가 '갈수기 수위(12m)' 아래로 내려간 것은 혹심한 가뭄을 겪었던 작년 여름보다 17일, 예년 평균보다는 103일 앞선 것이다.
중국의 젖줄로 불리는 창장의 수량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포양호는 매년 4∼6월 물이 불어나기 시작해 7∼8월 최고 수위를 기록한 뒤 10월부터 수위가 내려가며 갈수기로 접어든다. 그러나 작년 창장 유역의 혹심한 가뭄으로 8월 6일부터 수위가 내려가기 시작해 올해 4월 23일까지 역대 최장인 260일의 갈수기를 겪은 데 이어 올해는 갈수기 진입 시기가 작년보다 보름 이상 더 앞당겨진 것이다.
포양호의 수위 하락은 칭하이와 시짱(티베트) 경계의 칭짱고원에서 발원해 쓰촨과 윈난 등 서부와 중부 내륙을 관통해 상하이를 거쳐 중국 동해로 흘러 나가는 창장에서 유입하는 물이 폭염과 가뭄으로 급속히 줄었기 때문이다.
포양호 상류 지역인 윈난은 올봄 극심한 가뭄으로 전력난과 식수난을 겪었으며, 풍부한 수자원 덕분에 총발전량의 80%를 수력 발전에 의존하는 쓰촨은 지난 4월부터 전력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
이 여파로 쓰촨과 쓰촨에서 전력을 지원받는 저장성이 이달 들어 전력 공급·생산시설 가동 제한에 들어갔다.
포양호의 갈수기가 앞당겨지면서 용수 부족에 따른 피해가 역대 최악이었던 작년보다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여름 포양호 곳곳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이 일대를 중심으로 중국의 농경지 약 40만7천600㎢가 가뭄 피해를 봤고, 어민들이 생계를 위협받는 등 포양호 유역 주민 544만 명이 재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약 71억4천만 위안(약 1조3천억원)의 직접적인 경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 창장 유역 가뭄에 따른 전력난에 포양호 용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동부 연안 생산시설 가동이 차질을 빚었다.
중국의 올해 여름 곡물 생산량은 1억4천613만t(톤)으로 작년보다 0.9% 감소했다.
지난 5월 수확 철을 앞두고 중국의 최대 밀 경작지인 허난성 일대에 쏟아진 폭우의 영향으로 밀 수확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당국은 내부적으로 작년 식량 생산량(6억8천만t)보다 더 많은 7억t 생산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름 식량 생산이 오히려 작년보다 감소한 데 이어 포양호의 가뭄으로 가을 식량인 벼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대외적으로 발표한 생산 목표 6억5천만t 달성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양호 일대 등 창장 중·하류 지역의 벼 생산량은 중국 전체 벼 생산량의 65.7%를 차지하며, 중국 전체 식량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