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고급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를 보유한 인도 타타그룹이 영국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건설한다.
19일(현지시간) AFP, AP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타타그룹은 이날 영국에 40억파운드(약 6조5천380억원) 규모의 첫 번째 해외 기가팩토리를 세워 최대 4천개의 일자리를 직접 창출하고, 매년 4천기가와트시(GWh)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타타그룹이 지난 2008년 인수한 재규어·랜드로버는 전기차 중심의 자동차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야심에 찬 전동화 전환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30년까지 재규어 전 모델, 랜드로버 전체 차량 중 60%에 순수 전기 동력장치를 탑재할 계획이다.
동시에 향후 5년간 약 25조원을 투자해 영국 헤일우드 공장을 전기차 전용 제조시설로 전환할 방침이다.
영국 서머싯에 들어설 배터리 공장은 2026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를 재규어·랜드로버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에도 공급한다는 게 타타그룹 측의 구상이다.
로이터 통신은 타타그룹의 이번 결정이 전기차 배터리 설비 구축 측면에서 유럽연합(EU)에 뒤처진 영국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은 그간 녹색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 지급을 약속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 왔다.
또 영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면 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영국 자동차 업체의 관세 부담도 낮아지게 된다. 영국 자동차 업계는 내년부터 부과될 영국-EU 간 관세를 피하기 위해 부품 현지 조달 압박을 받아왔다.
실제로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관세 부담에 직면할 경우 수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공장도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도 해당 무역 규정을 완화하기 위해 EU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타그룹의 결정은 수낵 총리의 부담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수낵 정부는 2030년부터 휘발유, 디젤 등 내연기관 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하는 등 여러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영국 의회 비즈니스 위원회 위원장인 대런 존스는 "영국 내 배터리 생산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을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