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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만의 배우 파업?…비상 걸린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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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배우들도 파업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배우 16만명이 소속된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이하 배우조합)이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등 대형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막판 고용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당초 배우조합과 AMPTP 간 계약은 지난달 30일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협상을 위해 이미 한 차례 연장된 상태다.

기존 계약은 이날 오후 11시 59분(미 서부시간 기준)에 만료된다.

전날 AMPTP가 미 연방조정화해기관(FMCS)의 중재 개입을 요청했고 배우조합도 이에 동의해 FMCS가 참여하는 마지막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배우조합은 협상을 위한 계약 기간 추가 연장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배우조합은 전날 FMCS의 개입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협상 타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기회를 모색하겠지만, 사측이 합의를 위한 교섭 의지가 있다고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AMPTP 측이 FMCS 중재 요청에 관한 내용을 언론에 먼저 유출해 신뢰를 깼다면서 "우리는 계약 연장을 위한 이런 책략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회원들이 종사하는 광범위한 산업에서 생계를 위한 임금을 벌도록 보장하는 계약을 이뤄내고자 한다"며 "그들(AMPTP)이 그것을 테이블에 가져온다면 경청하겠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조합은 지난달 7일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98%의 찬성표를 얻었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곧바로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조합은 앞서 파업에 돌입한 작가조합(WGA)과 마찬가지로 스트리밍 시대 도래에 따른 재상영분배금(residual) 문제와 기본급 인상,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권리 보장 등을 두고 사측인 AMPTP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배우들은 출연 작품의 지식재산권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업체에 넘어가면서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감독·배우들에게 지급되는 로열티인 재상영분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20년간 조연배우로 활동해온 에릭 에델스타인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 '쥬라기 월드'(2015년)가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 재방송될 때마다 받는 분배금이 지난 분기에 1천400달러(약 178만원)였는데, 같은 기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같은 영화의 방영 대가로 받은 분배금은 40달러(약 5만원)에 불과했다고 LA타임스에 말했다.

배우들은 또 앞으로 자기 외모나 목소리가 AI가 생성하는 이미지에 무단으로 사용되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이를 방지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배우조합 내부의 결속이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는 점도 파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배우조합이 실제로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1980년 이후 43년 만의 파업이 된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먼저 파업에 들어간 작가조합과 동반 파업이 이뤄지게 돼 할리우드 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작가조합이 지난 5월 2일부터 파업을 벌여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인 상당수 작품의 제작이 지연되거나 중단됐는데, 여기에 배우 16만명이 촬영 현장에 나오지 않게 되면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운영이 거의 마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파업에 동참 의지를 밝힌 배우들은 맷 데이먼, 메릴 스트리프, 마크 러팔로, 제니퍼 로런스, 제시카 채스테인 등 유명 배우들을 망라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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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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