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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질주에 증권가 손놨다"…에코프로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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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주가가 증권가의 전망이 무의미할 정도로 치솟자 여의도에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최근 3개월 내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42만5천원이었지만 10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장중 101만5천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증권가 목표가의 약 2.4배다.

목표주가는 증권사가 향후 6개월∼1년 안에 해당 종목의 주가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적정한지를 평가해 산출한 값이다.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보다 낮다면 주가가 과대 평가돼 있다는 뜻이지만, 현재로서는 증권가가 이런 의미로 에코프로 목표주가를 낮게 책정했다기보다 사실상 전망을 '포기'한 쪽에 가까워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가 한국판 '밈 주식'에 가까운 성격으로 바뀌어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주가 흐름을 나타내자 사실상 에코프로의 주가 관측에서 손을 놓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에코프로의 주가가 지난달 초 56만2천원(6월 1일 종가)에서 한 달여 만에 이날 종가 기준 96만5천원으로 71.7% 급등하는 기간 동안 에코프로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현재 시장에 제시된 에코프로 목표가 평균치는 지난 5월 삼성증권(40만원·투자의견 중립)과 하나증권(45만원·투자의견 매도)이 마지막으로 발간한 보고서를 토대로 계산한 값이다.

이처럼 시장의 높은 관심에 비해 증권사 분석이 부진한 이유는 에코프로가 지주회사인데 반해 증권가에 지주사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수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에코프로의 주가 흐름이 비논리적이라는 판단 아래 증권사들이 분석에서 손을 뗀 측면이 강해 보인다.

2차전지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는 개인 투자자들이 오로지 '오를 것 같다'는 생각에서 사들이는 밈 주식처럼 돼 버렸다"며 "주가 방향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회사에 대해 굳이 리포트를 쓰는 연구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도 "에코프로의 주가는 분석의 영역을 넘어간 상태"라며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아무리 시나리오를 돌려봐도 25조원이 넘어가는 시총 규모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건드리기에는 너무 '뜨거운 감자'라는 현실적 이유도 존재한다.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판단으로 매도 투자의견을 제시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항의부터 당국 조사 가능성까지 애널리스트 개인이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분석을 망설이게 만든다.

한편 에코프로그룹의 시총은 50조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이날 기준 에코프로(25조6천956억원)·에코프로비엠(27조8천733억원)·에코프로에이치엔(9천427억원)의 시총 합계는 총 54조5천116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약 80조3천억원) 다음인 시총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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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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