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이슬람 경전(쿠란) 소각 시위가 벌어지자 이슬람권 국가들이 연이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스웨덴 시위와 관련해 "증오·차별을 부추기고 국가 간 상호 존중을 훼손하는 행위"라면서 "이런 혐오스러운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아파 맹주국인 이란의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도 성명에서 "이슬람권 국가들이 신성시하는 성지순례 기간에 신성모독을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쿠란에 대한 모욕은 증오를 조장하며 진정한 인권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터키) 외무장관은 스웨덴 정부도 공범이란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표현의 자유란 미명 아래 반이슬람적인 행동을 허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장도 이날 트윗을 통해 유럽 일각, 특히 스웨덴에서 계속되는 이슬람 증오 조장 행태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말했다.
특히 이슬람교도들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성지순례 기간에 발생한 이번 일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이라크 정부도 성명을 통해 "다양성의 가치를 훼손하고 타인의 신념을 존중하지 않는 이런 무책임한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모로코 외무부는 스웨덴 주재 자국 대사를 무기한 소환했으며 라바트 주재 스웨덴 대리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이슬람 신앙 핵심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비판했다.
전날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 내 한 모스크의 외곽에서 당국의 승인 아래 200여명이 참가한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쿠란을 소각했다. 시위는 메카 연례 성지순례 이후 열리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에 맞춰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쿠란을 소각한 사람이 수년 전 스웨덴으로 이주한 이라크인 살완 모미카(37)라고 전했다.
스웨덴 당국은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시위를 허락했다면서 시위 참가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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