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계획 검증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내달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내달 4일 일본을 찾아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한 이후 한국과 뉴질랜드, 태평양 섬나라인 쿡제도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들 국가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한 평가를 담은 최종 보고서 내용을 설명할 방침이다. IAEA는 지금까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방법과 설비가 타당하다고 평가해 왔기 때문에 최종 보고서에서도 같은 견해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쿡제도는 올해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의장국이다. 남태평양 도서국들은 서구 국가들의 핵실험 장소로 이용됐던 역사로 인해 원자력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오염수 원전 설비 공사와 시운전을 지난 27일 완료했고,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전날부터 사흘 일정으로 오염수 방류 전 최종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관들은 오염수를 희석해 방류할 때 필요한 바닷물을 퍼 올리는 펌프, 문제 발생 시 방류를 멈추는 긴급 차단밸브 등을 살펴본다.
검사 결과는 내달 5일 정례회의 때 보고될 예정이다.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검사 종료 후 약 1주 정도 뒤인 다음 달 초순 도쿄전력에 검사 종료증이 교부된다. 이 증서가 발행되면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가능해진다.
원자력규제위원회 검사와 IAEA 최종 보고서에서 우려할 만한 지적 사항이 나오지 않으면 기시다 총리가 최종적으로 오염수 방류 시점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라파엘 사무총장 방한에 관한 보도와 관련, "외교부가 협의하고 있으며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박구연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이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하느냐는 언론 질문에 "계속 의견 교환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박 차장은 "그로시 사무총장을 한국 쪽에서 만나려면 만남의 형식, 시기 등 고려할 것이 많다"며 "아직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유럽 순방 중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IAEA 본부에서 그로시 사무총장과 면담한 바 있다. 박 차장은 브리핑에서 이 면담을 거론하면서 "한 총리가 당시에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을 타진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미 초청은 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