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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만년 전 뼈에서 '식인' 자국..."영양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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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만년 전에 살던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인 사람족(hominin) 사이에서 식인 풍습이 행해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화석 증거가 발견됐다.

미국 스미스소니언자연사박물관 브리아나 포비너 박사팀은 26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케냐 북부에서 발견된 145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의 친척인 사람족 정강이뼈에서 석기로 자른 자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정강이뼈 표면의 패인 자국 11개를 3차원으로 분석한 결과 9개가 석기로 살을 자를 때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현생 인류의 가까운 친척이 서로를 죽이고 먹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결정적 증거라고 말했다.

포비너 박사는 이 연구에서 케냐 나이로비 국립자연사 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145만년 전 사람족 화석에서 선사시대에 어떤 포식자가 인류 조상을 사냥해 잡아먹었는지 단서를 찾던 중 정강이뼈 표면에서 여러 개의 패인 자국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정강이뼈를 똑같이 복제하고 이를 3차원 스캔으로 정밀 분석한 다음 이런 흔적인 만들어진 과정을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통해 만든 이빨 자국과 도살 흔적, 짓밟힌 자국 등 898가지의 흔적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정강이뼈 표면에서 발견된 자국 11개 중 9개는 석기로 뼈에 붙은 살을 자를 때 뼈 표면에 만들어지는 손상 유형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자국 2개는 큰 고양잇과 동물에 물린 자국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자에게 물렸을 때 자국과 가장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비너 박사는 "절단 자국이 화석 주인공의 다리를 자른 게 다른 사람족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건 아니지만 그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절단 자국은 모두 종아리 근육이 붙어 있는 뼈 위치에 있고 방향도 석기를 연속적으로 휘두를 때 생길 수 있는 모양"이고 말했다.

이어 "이 절단 자국들은 식용으로 가공된 동물 화석에서 보았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며 "이 사람족 주인공의 다리 고기는 제사 같은 의례가 아니라 영양분 섭취를 위해 먹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식인행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식인행위는 먹는 사람과 먹히는 사람이 같은 종일 경우에만 성립한다며 이 정강이뼈 주인공이 식인행위 희생자인지 판단하기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정강이뼈 화석은 처음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분류됐다가 이후 호모 에렉투스로 다시 분류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이를 사람족의 특정 종으로 분류하기에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구팀은 이 화석은 선사시대의 식인풍습을 보여주는 흔적일 수도 있지만 진화 단계가 다른 사람족의 한 종이 다른 종을 잡아먹은 사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비너 박사는 "이 결과로 볼 때 145만년 전 화석 주인공이 다른 사람족에게 잡아먹혔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호모 사피엔스의 친척들이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전부터 생존을 위해 서로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사진=Jennifer Clar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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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jh198882@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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