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팩데믹과 함께 풍부한 시중 유동성으로 호황을 구가했던 벤처와 스타트업계가 가뭄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을 시작으로 긴축정책이 진행되면서 민간은 물론이고 모태펀드 같은 정책 자금의 투자집행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이들의 성장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정책적인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유주안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공급되었던 유동성이 회수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부터 국내 벤처투자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국내 벤처투자금액은 9천억원을 기록해 2020년 2분기 이후 약 3년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밑돌았습니다.
최근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을 중심으로 온기가 돌며 후기기업의 경우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지만 자금 수요가 가장 큰 창업 3~7년 중기기업의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부는 모태펀드, 성장사다리펀드 등을 필두로 정책 펀드의 조성과 집행을 늘려간다는 계획인데 이에 마중물이 될 수 있는 민간 투자 활성화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이 자금원을 민간 자본으로 계속해서 전환해야 되겠다라고 하는 중장기적인 정책 목표가 있는 거고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은 새로운 자금원이 될 수가 있는 거죠. 민간의 어떤 개인 일반 투자자 자금이라고 하는 게 그게 하나고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경우에도 지금과 유사한 상황에서 동일한 목적으로 들어온 사례가 있습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일반적으로 고수익 고위험의 투자로 여겨지지만, 투자자 보호장치를 포함한 적절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오히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시기가 추후 안정적 수익을 낼 기회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터뷰] 조나단 디그스 영국 옥토퍼스자산운용 CIO
"(유동성이 긴축되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펀드 조성 경쟁이 약화된 상태이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근에 큰 테크 기업들이 해고를 늘리고 있는데 이렇게 해고돼서 나온 직원들이 새로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경향이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벤처 투자에 유리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망한 테크 기업들이 등장한 경험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
미국과 영국 등 선진 자본시장에선 이미 수십년 전부터 일반 투자자들이 채권 또는 주식의 형태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조성돼 왔습니다.
세제 혜택을 지원하거나 중위험중수익 구조로 짜여져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덕에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차세대 신성장동력 기업을 육성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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